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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호흡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클립아트코리아
천천히 호흡하는 것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호흡법이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의학 저널 ‘정신생리학’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느린 호흡은 혈액 내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를 낮춘다. 아밀로이드 베타란 세포 활동으로 인해 생성되는 단백질로, 뇌에 축적되면 신경 독성을 일으켜 뇌의 신호 전달 시스템을 파괴한다.

연구진은 정기적인 명상 경험이 없는 18~35세 성인 89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그룹은 5초 동안 숨을 들이쉬고 5초 동안 숨을 내쉬며 명상을 했고, 두 번째 그룹은 호흡 속도나 리듬에 대한 지시 없이 복부의 감각에만 집중해 명상을 했다. 세 번째 그룹은 대조군 역할로, 명상 방식이나 호흡에 대한 지시를 전혀 받지 않았다. 명상 실험은 하루에 두 번, 20분씩 1주일 간 진행됐다.


특수 심박 센서를 사용해 호흡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결과, 첫 번째 그룹은 심박수에 큰 변동을 보였다. 두 번째 그룹에서는 이러한 변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혈액 분석 결과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첫 번째 그룹에서는 혈액 내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감소했지만, 두 번째 그룹에서는 오히려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증가했다. 대조군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부교감 신경 활동을 자극하는 느린 호흡이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흡에 대한 지시 없이 명상만 한 그룹에 대해서는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돕는 신경조절물질 '노르아드레날린' 분비가 아밀로이드 베타 생성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를 이끈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마라 매더 교수는 혈액 내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 감소가 반드시 알츠하이머 위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구 참가자들이 젊고 건강했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연구진은 “노인이나 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효과가 동일하게 나타나는지 여부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뇌척수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를 측정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