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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의 소아·청소년 처방이 지난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의 소아·청소년 처방이 지난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이 약물이 '공부 잘하게 해주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오남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1일 발표한 '의료용 마약류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10대 이하 남성은 11만3263명으로, 2024년 한 해 전체 처방 인원(10만7267명)을 이미 넘어섰다. 2021년 5만8417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여성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9월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10대 이하 여성은 4만9209명으로, 2024년 전체 처방 인원(4만5764명)을 웃돌았다. 2021년 1만9844명에서 크게 증가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국내 ADHD 치료제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표 제품으로는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콘서타'가 있다. 이 약물은 6세 이상 소아·청소년의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 등 ADHD 증상 치료에 사용되며, 하루 한 번 복용으로 효과가 장시간 유지돼 처방 빈도가 높다.
문제는 해당 약물이 의학적 진단과 전문의 처방에 따라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돼야 함에도,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집중력을 높여주는 약'으로 잘못 인식되며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7~2024년 메틸페니데이트 처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령대별로는 10대에서, 소득 수준별로는 5분위(고소득층)에서 처방이 가장 많았다. 강남·서초·분당 등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지역에 처방이 집중된 점도 확인됐다.

의료진들은 ADHD가 없는 사람이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할 경우 부작용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두통과 불면증을 비롯해 환각, 망상, 자살 시도 등 심각한 정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지속적인 오남용은 약 없이는 학습이나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느끼는 심리적 의존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문성진 과장은 "성장기 10대가 이 약을 남용하면 환각과 망상 같은 정신적 이상뿐 아니라 식욕 감소, 불면증, 빈맥 등 신체 건강에도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일시적인 집중력을 위해 장기적인 성장과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식약처는 수능 전후 메틸페니데이트 불법 광고·판매를 단속하고,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료기관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 왔다. 올해는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관리·단속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