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는 인류의 오랜 염원이다. 심장 전문의이자 베스트셀러 ‘슈퍼 에이저’의 저자인 에릭 토폴 박사(71)가 새해를 맞아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자신의 장수 원칙을 공개했다. 그는 장수를 위해서는 항염증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 밝히며 이를 위해 자신이 철저히 멀리하는 식품들을 공개했다.
◇성분 표 복잡한 초가공 식품
토폴 박사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며, 설탕, 소금, 인공 감미료 등 각종 첨가물이 들어간 초가공 식품을 최대한 피한다고 밝혔다. 그는 “봉지나 박스에 담긴 식품 성분표에 수많은 재료가 적혀 있거나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화학 용어가 가득하다면 몸속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식품은 노화를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초가공 식품이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어떤 제품이 염증을 유발하는지 일일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렇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초가공 식품 섭취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고 했다.
◇대장 염증 부담 키우는 붉은 육류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토폴 박사는 암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강력한 항염증 요인으로 붉은 육류를 꼽았다. 그는 지난 45년간 붉은 육류를 단 한 번도 섭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붉은 육류가 본질적으로 해로운 식품은 아니지만, 단백질과 지방이 소화 과정을 거쳐 대장에 도달하면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부패하면서 잠재적 독성 물질과 발암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장 점막이 자극돼 염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와 리즈대 공동 연구팀이 26개의 역학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붉은 육류를 하루 100g 섭취할 경우 대장 선종 위험이 2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폴 박사는 “최근 단백질 열풍에 휩쓸려 터무니없이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섭취한 단백질은 결국 배설되거나 소변으로 배출될 뿐”이라며 “특히 붉은 고기나 초가공 식품처럼 질이 좋지 않은 단백질 공급원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면 건강 개선보다 염증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식의 탈을 쓴 스무디
과일이나 채소를 갈아 만든 스무디는 흔히 건강식으로 인식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스무디는 영양 구성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토폴 박사는 “많은 사람이 스무디에 얼마나 많은 설탕이 들어 있는지 인지하지 못한다”며 “1000kcal가 넘는 고열량 제품도 적지 않다”고 했다. 과도한 당분 섭취는 신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분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췌장은 인슐린 분비를 반복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췌장 부담이 커지고, 당뇨병, 비만은 물론 노화 속도까지 앞당길 수 있다.
◇저녁 7시 이후 음식 섭취는 피해야
토폴 박사는 무엇을 먹느냐만큼 언제 먹느냐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보통 오전 6시쯤 아침 식사를 하고, 오후 1시에는 견과류로 간단히 끼니를 대신한 뒤, 저녁 식사는 오후 7시 이전에 마친다. 이후에는 디저트를 포함해 어떤 음식도 섭취하지 않는다. 그는 저녁 7시 이후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최소 11~12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식습관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