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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마운자로/사진=각사 제공
비만 치료제의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위고비’ 개발사 노보 노디스크와 ‘마운자로’ 개발사 일라이 릴리 모두 주요 시장인 미국과 인도에 이어 중국에서도 가격을 이미 낮췄거나 낮출 예정이다.

◇위고비, 중국 가격 50% 가까이 낮춰… 마운자로는 80% 인하
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올해부터 중국에서 각각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가격을 인하한다. 위고비는 중국 출시 1년 2개월 만에, 마운자로는 약 1년 만에 가격이 낮아진다.

원난성·쓰촨성 등 일부 지역 의약품·의료기기 규제 당국에 따르면, 위고비의 가격은 기존 1894위안(한화 약 39만원)에서 988위안(한화 약 20만원)으로 다시 책정됐다. 이는 기존 가격 대비 약 48% 낮아진 수준이다. 일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도 위고비의 가격이 대폭 인하됐다.

일라이 릴리는 이미 지난 1일부터 마운자로의 가격을 내렸다. 중국 최대 배달·이커머스 플랫폼 메이투안에 따르면, 마운자로 10mg 제형의 가격은 2180위안(한화 약 45만원)에서 450위안(한화 약 9만원)으로 약 80% 낮아졌다. 5일부터 인하된 가격으로 배송이 이뤄진다.

중국은 약 14억명의 인구 중 65% 이상이 오는 2030년까지 과체중 또는 비만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비만 치료제의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비만약 개발사들이 제품 가격까지 낮추면서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중국 매체 이차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에서 위고비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며 "이번 가격 조정이 환자들의 치료 부담을 더욱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중국, 비만약 경쟁 치열… 한국 가격에도 영향? ‘글쎄’
이번 가격 인하는 위고비가 중국 내에서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중국에서는 위고비의 특허가 오는 3월 20일에 만료될 예정이며, 이에 맞춰 복제 의약품(제네릭)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이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중국 바이오제약 컨설팅 회사 파넥스클라우드에 따르면, 중국에서 개발된 세마글루티드 계열 약물 10종이 이미 허가 신청됐다.

추후 중국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신약과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예정이다. 중국 제약사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한 신약 '마즈두타이드' 외에도 CSPC 제약그룹, 항저우 지우위안을 포함한 다수의 중국 제약사들도 자체적으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편, 주요 비만 치료제 시장의 가격 인하가 우리나라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작년 8월 마운자로와의 경쟁에 대비해 위고비의 공급가를 최저 용량 기준 최대 42% 인하한 바 있으며, 당시 인하한 가격이 이미 미국 대비 저렴했다. 기존 공급가가 약 37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0.25mg 제형 기준 최대 약 22만원까지 낮아졌을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국내사들의 신약 또는 제네릭 개발이 활발해질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약가 변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위고비의 경우 올해 국내에서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었으나, 노보 노디스크가 방어에 성공해 오는 2028년까지 특허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의 가격은 국가마다 다른 규제 상황에 맞춰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국내에서도 추후 약가 협상과 추가 규제 조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