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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로 체중을 감량한 후 사용을 중단한 두 명의 여성이 서로 다른 결과를 맞이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BBC는 비만 치료제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했으나 중단 후 서로 다른 경험을 한 두 여성의 사례를 조명했다. 두 사람은 각각 대형 피트니스 기업의 영업 매니저인 타냐 홀, 폭식증 환자 앨런 오글리다.
먼저 홀은 비만 치료제 투약을 운동·식단 등을 병행하지 않은 채 의사와의 상의 없이 임의로 중단해 심각한 요요 현상을 겪은 사례로 소개됐다. 그는 과체중으로 인해 업계에서 관계자·고객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해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껴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투약을 시작했다. 홀은 투약 초기 몇 달 동안에는 수면 장애·두통·메스꺼움·탈모 등의 증상이 급격한 체중 감소로 인한 부작용으로 나타났으나, 체중 감량에 성공하면서 전보다 자신의 주장에 설득력이 생겼다고 전했다.
홀은 1년 6개월 이상 위고비를 사용해 38kg의 체중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적정 체중에 도달해 투약을 임의로 중단한 후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마치 마음속에서 누군가가 '너는 오랫동안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까 뭐든지 다 먹을 자격이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며 "투약을 중단하려고 할 때마다 체중이 다시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너무 커지다 보니, 결국 다시 약을 다시 사용할 이유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오글리는 체중 감량 약물을 사용하면서 식습관을 재정립하고, 운동을 병행한 덕분에 체중 증가를 최소화한 사례로 소개됐다. 그는 폭식증 환자였고, 중요한 수술을 앞두고 수술 중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면책 동의서에 서명해야 할 만큼 과체중 문제가 심각했다.
이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글리는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사용해 체중을 감량했다. 음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난 후에는 영양학을 공부하며 건강한 식습관을 재설계했고, 16주간 마운자로를 투여한 후 22kg을 감량했다. 그 후 6주간 서서히 용량을 줄이기 시작했으며, 동시에 운동량도 늘렸다.
투약 중단 직후에는 체중이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지만, 오글리는 생활 방식을 바꾼 덕분에 체중 증가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현재까지 51kg 감량에 성공했으며, 현재까지도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오글리는 "사람들이 마운자로 투약 중단 후에도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대표적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약물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다. 위고비는 GLP-1 제제 세마글루티드를 주성분으로 하며, 마운자로의 주성분 터제파타이드는 GLP-1과 함께 GIP(위 억제 펩타이드) 수용체에도 작용하는 이중 효능제다. 두 약물은 췌장에서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혈당을 올리는 글루카곤을 억제하며, 이를 통해 식욕 억제와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그러나 두 약물은 모두 의사와의 상의 없이 갑작스럽게 투약을 중단하거나, 운동·식습관 관리를 제대로 병행하지 않으면 감량한 체중의 절반 이상이 다시 늘어나기 쉽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고비·마운자로를 식이·운동요법의 보조제로 명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기 투여가 어렵다면 의사와 상담해 용량을 줄이거나, 투약 간격을 조정하는 유지 전략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영국 울버햄튼대 후세인 알-주바이디 교수는 "환자들이 최고 용량을 투여하다가 목표 용량에 도달하면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체중 감량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마치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은 느낌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