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거울 속 변화가 달갑지 않게 느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나이를 받아들이는 태도만큼은 선택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스스로를 ‘아직 젊다’고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늙었다'는 생각, 노화 촉진시켜
자신을 나이 든 사람이라고 인식할수록 신체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미국 오리건주립대 사회·행동·건강학과 로버트 스타우스키 박사 연구에 따르면, 평소 “이제 늙었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통증도 더 강하게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노화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자체가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행동을 소극적으로 만들어 신체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며 잃은 것보다, 경험과 여유, 정서적 안정 같은 긍정적 변화를 의식적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오히려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나는 아직 젊다'는 인식, 회복력 높여
주관적으로 느끼는 나이는 질병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스라엘 바르일란대 연구팀은 골다공증 골절이나 뇌졸중 후 재활 중인 73~84세 환자 19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자신을 실제 나이보다 젊다고 인식한 환자일수록 재활 효과가 더 좋았다. 연구팀은 “스스로 신체 상태를 젊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회복 과정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관적 나이가 치료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관적 나이, 수면의 질과도 연결
자신을 얼마나 나이 들었다고 느끼는지는 잠의 질과도 관련이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공동 연구팀이 성인 23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나이보다 자신을 더 늙었다고 인식하는 그룹에서 수면의 질이 가장 낮았다. 특히 주관적 나이가 실제보다 9% 이상 많다고 느끼는 경우,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수면의 질이 나쁠 경우 피로도 상승과 집중도 저하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 인지능력 저하, 사망 등을 유발하므로 수면의 질 향상은 매우 중요하다.
◇'젊게 생각하기' 어렵다면, 생활부터 바꾸기
막연히 자신을 젊다고 여기기 어렵다면, 생활 태도부터 바꾸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독일 예나 프리드리히실러대 연구팀에 따르면, 일상을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보내는 노인들은 자신을 실제 나이보다 평균 최대 4세가량 젊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보고 싶은 것을 보며 하루를 주체적으로 보냈다고 느끼는 정도와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자기 의지대로 생활하면 성취감을 더 크게 느끼고, 나이도 실제보다 젊게 느낀다"고 말했다.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윤환 교수도 "자신을 젊다고 생각하면 평소보다 활동량이 늘고 자신감이 생긴다"며 "다양한 건강 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 삶이 권장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