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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20대 남성이 독감으로 오인했던 증상이 실제로는 뇌종양 증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사진=데일리메일
영국의 한 20대 남성이 독감으로 오인했던 증상이 실제로는 뇌종양 증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9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키에런 싱글러(26)는 2022년부터 자주 졸리고 피로해지는 증상을 겪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이를 단순한 독감으로 여겨 몇 주간 증상을 방치했다. 하지만 이후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고 극심한 두통이 지속되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 정밀 검사 결과, 그는 악성 뇌종양인 3등급 성상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싱글러는 종양으로 인해 막힌 뇌척수액을 배출하는 개창술과 종양 제거를 위한 개두술을 연이어 받았다. 이 과정에서 싱글러는 수술 부작용으로 단기 기억 상실을 겪고, 고열과 통증에 시달렸다. 이후 그는 뇌실 외 배액관 삽입 수술과 30회에 걸친 방사선 및 화학 요법을 받아 종양이 0.35cm까지 줄어들기도 했으나, 간 손상이 발생해 치료를 중단하게 됐다.

올해 6월 종양이 다시 커지기 시작하면서 싱글러는 약 3년여의 투병 끝에 지난 14일 사망했다.

성상세포종은 뇌와 척수의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저등급성 신경교종 중 하나이다. 저등급성 신경교종은 주로 대뇌의 전두엽, 측두엽에서 발생한다. 종양 세포의 악성 정도에 따라 1단계에서 4단계로 분류하며 단계가 높을수록 성장 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다. 1단계는 주로 소아에게 나타나며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2단계부터는 주변 조직으로 침윤하는 성질을 보이며, 3단계 성상세포종과 4단계 교모세포종은 악성 종양에 해당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뇌압 상승으로 인한 두통이며, 아침에 심해지거나 구토를 동반한다. 또한 종양이 뇌세포를 자극해 갑작스러운 발작이나 경련이 일어날 수 있고, 인지 기능 저하, 기억력 감퇴, 성격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종양이 신경을 압박할 경우 시력 장애, 언어 장애, 팔다리 마비와 같은 신경학적 결손이 발생한다. 키에런의 사례처럼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으로 나타나 독감과 혼동되기도 한다.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몇 가지 위험 요인이 지목된다. 리프라우메니 증후군이나 신경섬유종증 같은 특정 유전 질환이 있는 경우 발생 확률이 높다. 국제 저널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신경섬유종증 환자의 중추신경계 종양 발생 위험은 일반인 대비 약 22배에 달한다. 과거 다른 질환 치료를 위해 머리 부위에 방사선 검사를 받은 이력이 있는 경우에도 위험도가 증가한다.

성상세포종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평소와 다른 두통이 지속되거나 시력 저하, 감각 이상 등의 이상 신호가 느껴진다면 즉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