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를 넘긴 뒤부터는, 예전과 같은 식단을 유지해도 유독 뱃살이 늘고 운동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몸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설명이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 출신 소화기내과 전문의 사우라브 세티 박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30대 이후에는 같은 음식을 먹어도 지방이 더 쉽게 쌓이는 신체 구조의 변화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세티 박사에 따르면 30세가 지나면 근육량이 10년마다 3~8%씩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근육은 가만히 있을 때에도 칼로리를 소모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근육이 줄면 기초대사량도 함께 낮아지고, 이전과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쉽게 찐다.
근육은 혈당을 처리하는 역할도 한다. 우리 몸에서 사용되는 포도당의 70~80%는 근육에서 소비된다. 하지만 근육량이 줄면 혈당이 혈액 속에 더 오래 남고, 이 에너지는 결국 지방, 특히 복부 지방으로 저장되기 쉽다. 여기에 인슐린 민감도도 10년마다 4~5%씩 떨어진다. 같은 탄수화물을 먹어도 혈당이 더 크게 오르고, 지방으로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주로 허리와 배 주변에서 두드러진다.
나이가 들수록 호르몬에도 변화가 생긴다. 성장호르몬 분비는 줄고, 남성의 테스토스테론과 여성의 에스트로겐도 감소한다. 반면 스트레스와 관련된 코르티솔 호르몬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세티 박사는 "이런 호르몬 변화가 겹치면서 몸이 내장지방을 더 쉽게 저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내장지방은 장기 주변에 쌓이는 지방으로,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을 높여 대사질환 위험을 키운다.
특히 지방간이나 당뇨병 전단계, 당뇨병,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은 뱃살이 더 빠르게 늘 수 있다. 이미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상태에서는 지방이 복부와 간으로 더 쉽게 쌓이기 때문이다. 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로는 ▲체중은 비슷한데 배만 나오는 경우 ▲오후에 심한 피로를 느끼는 경우 ▲단 음식이 자주 당기는 경우 ▲탄수화물을 먹은 뒤 배가 더부룩한 경우 ▲상복부 위주로 살이 찌는 경우 등이 있다.
세티 박사는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유행하는 식단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했다. 대신 ▲체중 1kg당 단백질 1.2~1.6g 섭취 ▲주 3회 이상 근력운동 ▲매일 꾸준히 걷기 ▲하루 7~8시간 충분한 수면이 대사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며 "지속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이 결국 몸을 바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