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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은 추운 날씨로 몸이 움츠러들고 눈길과 빙판길, 블랙아이스(도로 결빙 현상)까지 낙상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계절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은 추운 날씨로 몸이 움츠러들고 눈길과 빙판길, 블랙아이스(도로 결빙 현상)까지 낙상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계절이다. 특히 고령일수록 낙상사고의 위험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낙상 입원환자가 겨울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 가벼운 엉덩방아에도 부러지는 척추
낙상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척추질환이 바로 척추압박골절이다. 척추압박골절은 강한 외부 충격에 의해 척추뼈가 납작하게 찌그러지듯 골절되는 질환을 말한다. 주로 골다공증이 심한 고령에서 발생하며, 엉덩방아를 찧거나 허리나 등을 바닥에 심하게 부딪혔을 때와 같이 강한 외부 충격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재채기에도 척추가 골절될 수 있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심하다면 조심해야 한다.

강북연세병원 척추클리닉 최일헌 병원장은 “척추가 골절되면 극심한 통증으로 거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들은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합병증의 위험이 크고,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가벼운 엉덩방아더라도 통증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골절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척추압박골절은 주저앉은 척추뼈에 골시멘트를 주입하여 단단하게 만드는 척추성형술로 치료할 수 있다. 시술 후 통증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바로 보행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척추압박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낙상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골다공증을 관리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대부분 폐경이 여성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골밀도 수치를 확인하고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일 경우 적절한 치료와 대처가 필요하다.

■ 가벼운 충격에 전신마비 위험
낙상 후 가벼운 충격에도 전신마비로 이어지는 척추질환이 있다. 바로 후종인대골화증이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디스크나 협착증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질환은 아니지만 목 속에 시한폭탄이라 불릴 만큼 위험한 질환으로 꼽힌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목뼈의 정렬과 안정화, 운동성을 유지해주는 후종인대가 뼈처럼 딱딱하게 굳는 질환이다. 문제는 이 딱딱해진 인대가 신경을 압박해 서서히 마비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특히 후종인대골화증은 초기에 거의 증상이 없고 딱딱해진 후종인대가 점차 커지면서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서서히 목 부위 통증부터 팔, 손의 저림과 같은 감각 이상이나 근력 저하가 나타나고 심해지면 다리의 근력까지 약해져 보행이 어려워진다.

강북연세병원 최일헌 병원장은 “후종인대골화증은 가족력이나 인종적인 요소가 많고, 외상이나 당뇨, 비만, 면역 질환, 골다공증과 같은 질환과도 관련 있다. 문제는 증상이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질환을 자각하지 못하다가 넘어지면서 충격이 가해져 신경 손상으로 인한 마비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면서 “평소 팔이나 손이 저리고 단추를 잠그거나 젓가락질이 잘 안 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후종인대골화증으로 인해 신경 손상이 의심될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치료는 내시경이나 현미경을 통해 좁아진 신경길을 넓혀주는 후궁성형술이나 골화된 후종인대를 제거하고 척추를 고정하는 유합술을 시도할 수 있다.

겨울철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걸어야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신발 바닥에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실내에 들어서면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에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 줘야 한다. 집안에서도 방심은 금물이다. 집에서 낙상사고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집안을 밝게 유지하고, 화장실 바닥의 물기는 충분히 제거해야 낙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