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어린이병원 주관, 잠재력 사회로 잇는 재능 발굴 프로젝트 공연
‘직업과 자립’으로… 발달장애 예술 교육 가능성 보여줘
"무대에 서 보니까,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 위 조명이 꺼지고, 객석에서는 한동안 박수가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는 긴장으로 손을 떨었고, 누군가는 무대와 객석에서 눈물을 훔쳤다. 지난 8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는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재능을 발굴하는 ‘기적의 오디션 시즌 3 쇼케이스’가 열렸다. 서울시 어린이병원 레인보우 예술센터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성인 77명이 무대에 올랐다. 보컬, 피아노, 바이올린, 드럼, 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1년간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공연은 단 하루였지만, 이 무대가 참가자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 남긴 의미는 결코 짧지 않다.
무대 위 조명이 꺼지고, 객석에서는 한동안 박수가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는 긴장으로 손을 떨었고, 누군가는 무대와 객석에서 눈물을 훔쳤다. 지난 8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는 발달장애 아티스트들의 재능을 발굴하는 ‘기적의 오디션 시즌 3 쇼케이스’가 열렸다. 서울시 어린이병원 레인보우 예술센터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성인 77명이 무대에 올랐다. 보컬, 피아노, 바이올린, 드럼, 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1년간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공연은 단 하루였지만, 이 무대가 참가자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 남긴 의미는 결코 짧지 않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어
이들이 처음 예술에 도전한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 최시원(11) 군은 “무대에 직접 올라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미있을 것 같았고,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게 이유였다. 임지오(11) 군은 “예술 학교에서 트럼펫과 댄스, 합창을 배웠는데, 노력해서 무대에 설 때마다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다”며 “나도 예술 활동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민수(26) 씨는 여덟 살 때 손가락 힘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피아노가 출발점이 됐다. 그는 “연주를 하다 보니 소리를 구분하고 악보를 이해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걸 알게 됐고, 음악이 점점 좋아졌다”고 했다.
이들에게 무대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최군은 댄스와 성악 수업을 반복하며 노래와 춤이 조금씩 나아지는 걸 느꼈고, 임군은 처음에는 잘 나지 않던 트럼펫 소리가 연습 끝에 무대에서 울려 퍼졌을 때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일부러 자신에게 도전이 되는 곡을 선택했다. 그는 “새로운 곡을 연습하는 게 어렵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곡을 완성했을 때 ‘내가 해냈다’는 생각이 들고,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처음 예술에 도전한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 최시원(11) 군은 “무대에 직접 올라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미있을 것 같았고,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게 이유였다. 임지오(11) 군은 “예술 학교에서 트럼펫과 댄스, 합창을 배웠는데, 노력해서 무대에 설 때마다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다”며 “나도 예술 활동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민수(26) 씨는 여덟 살 때 손가락 힘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피아노가 출발점이 됐다. 그는 “연주를 하다 보니 소리를 구분하고 악보를 이해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걸 알게 됐고, 음악이 점점 좋아졌다”고 했다.
이들에게 무대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최군은 댄스와 성악 수업을 반복하며 노래와 춤이 조금씩 나아지는 걸 느꼈고, 임군은 처음에는 잘 나지 않던 트럼펫 소리가 연습 끝에 무대에서 울려 퍼졌을 때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일부러 자신에게 도전이 되는 곡을 선택했다. 그는 “새로운 곡을 연습하는 게 어렵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곡을 완성했을 때 ‘내가 해냈다’는 생각이 들고,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첫 사회 경험의 가치… “아이들에게 응원을”
무대 뒤에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버텨온 시간이 있었다. 발달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무언가를 꾸준히 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들은 이 무대는 완벽해서 감동적인 것이 아니라, 그 무대에 서기까지의 참고 견디며 최선을 다해온 시간이 있었기에 더욱 값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색소폰 연주자로 무대에 선 송윤호(21)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고난도 곡을 준비하던 어느 날을 떠올렸다. 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툰 아이가 연습 도중 “엄마, 제가 참고 견디는 건 최고로 잘하는 줄 알았는데 허풍이었나 봐요”라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그는 “그 말을 하는 아이를 보며 함께 울 수밖에 없었지만, 그만큼 아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무대 뒤에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버텨온 시간이 있었다. 발달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무언가를 꾸준히 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들은 이 무대는 완벽해서 감동적인 것이 아니라, 그 무대에 서기까지의 참고 견디며 최선을 다해온 시간이 있었기에 더욱 값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색소폰 연주자로 무대에 선 송윤호(21)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고난도 곡을 준비하던 어느 날을 떠올렸다. 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툰 아이가 연습 도중 “엄마, 제가 참고 견디는 건 최고로 잘하는 줄 알았는데 허풍이었나 봐요”라며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그는 “그 말을 하는 아이를 보며 함께 울 수밖에 없었지만, 그만큼 아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황이준(11) 군의 어머니는 무용, 특히 발레가 아이의 재능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선생님들이 먼저 가능성을 알아보고 무대 기회를 제안했을 때는 걱정이 앞섰지만, 연습이 이어질수록 아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무대에 적응해 나갔다. 공연이 끝난 뒤 아이가 “나 잘했어?”라고 열 번도 넘게 묻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아직 세상을 살아가는 게 서툴고 느린 아이지만, 이런 도전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였다”며 “이 아이들도 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노력하며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많은 이들이 알아주면 한다”고 말했다.
노래로 무대에 오른 신수진(32) 씨의 어머니는 이번 공연이 아이 개인의 경험을 넘어, 가족 모두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대 위에서 아이를 보며 감동이 너무 커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면서 “우리 아이가 사회 구성원의 당당한 일원으로 설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재능과 선택한 길을 믿고 끝까지 응원해주고 싶다고도 전했다.
노래로 무대에 오른 신수진(32) 씨의 어머니는 이번 공연이 아이 개인의 경험을 넘어, 가족 모두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대 위에서 아이를 보며 감동이 너무 커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면서 “우리 아이가 사회 구성원의 당당한 일원으로 설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재능과 선택한 길을 믿고 끝까지 응원해주고 싶다고도 전했다.
◇레인보우 예술센터, 치료에서 직업까지 함께
이번 쇼케이스는 레인보우 예술센터가 16년간 구축해온 시스템의 결실이다. 김명신 센터장은 ‘기적의 오디션’을 “치료에서 교육, 전공과 직업, 자립으로 이어지는 평생치료교육 모델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대의 가장 큰 의미는 발달장애인들도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표현하며 빛날 수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라며 “대중 앞에서 인정받고, 재능이 세상에 전해지는 경험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치유이자 성장”이라고 말했다.
레인보우 예술센터는 국내 유일의 의료기반 예술센터다. 발달장애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아이들의 예술적 반응과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예술교육 전문가가 완전히 개별화된 교육을 설계한다. 아이의 진단명과 감각 특성, 집중 시간에 따라 교육 방식은 계속 조정된다. ADHD 성향 아이에게는 집중력을 고려해 짧은 레슨과 반복 훈련을, 자폐 스펙트럼 아이에게는 시각적 교재를 개발하고 일정한 루틴으로 접근하는 식이다. 치료와 교육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작동하는 구조다.
센터는 청소년기를 넘어 성인기까지 지원을 이어간다. 대학 진학 이후에도 ‘서울시별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밴드, 합창단, 무용단, 사물놀이단 등에서 전문 예술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까지 84명이 12개 기업과 연계돼 직업을 갖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이 무대는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사회를 향한 메시지”라며 “발달장애가 있어도 충분히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쇼케이스는 레인보우 예술센터가 16년간 구축해온 시스템의 결실이다. 김명신 센터장은 ‘기적의 오디션’을 “치료에서 교육, 전공과 직업, 자립으로 이어지는 평생치료교육 모델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대의 가장 큰 의미는 발달장애인들도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표현하며 빛날 수 있다는 걸 알리는 것”이라며 “대중 앞에서 인정받고, 재능이 세상에 전해지는 경험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치유이자 성장”이라고 말했다.
레인보우 예술센터는 국내 유일의 의료기반 예술센터다. 발달장애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아이들의 예술적 반응과 재능을 조기에 발견하고,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예술교육 전문가가 완전히 개별화된 교육을 설계한다. 아이의 진단명과 감각 특성, 집중 시간에 따라 교육 방식은 계속 조정된다. ADHD 성향 아이에게는 집중력을 고려해 짧은 레슨과 반복 훈련을, 자폐 스펙트럼 아이에게는 시각적 교재를 개발하고 일정한 루틴으로 접근하는 식이다. 치료와 교육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작동하는 구조다.
센터는 청소년기를 넘어 성인기까지 지원을 이어간다. 대학 진학 이후에도 ‘서울시별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밴드, 합창단, 무용단, 사물놀이단 등에서 전문 예술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까지 84명이 12개 기업과 연계돼 직업을 갖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이 무대는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사회를 향한 메시지”라며 “발달장애가 있어도 충분히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대는 끝났지만, 아이들의 길은 이제 시작이다. 대상 수상자인 김민수 씨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생소한 악기와 음악으로 결과를 걱정했지만, 이번 무대를 통해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더 열심히 연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프로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이런 무대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신수진 씨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설 수 있는 경험, 재능이 취미에 머물지 않고 삶과 직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더 넓게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적의 오디션’이 남긴 또 하나의 성과 중 하나는 발달장애인의 재능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바꿔놓았다는 점이다. 김 센터장은 “조금 느릴 수는 있지만 충분히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장애라는 한계가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가능성을 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적의 오디션’이 남긴 또 하나의 성과 중 하나는 발달장애인의 재능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바꿔놓았다는 점이다. 김 센터장은 “조금 느릴 수는 있지만 충분히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장애라는 한계가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가능성을 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