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질환 명의] 이철우 새힘병원 대표원장

'하나의 구멍'만 뚫어 디스크·협착증 등 치료
경추·흉추까지 확대된 내시경 수술… 손상 최소화
"'의사 맞춤' 아닌 '환자 맞춤' 수술이어야"
난도 높지만 합병증 적어… 척추 해부학에 능해야

척추 수술 시행 건수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년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 수술은 20만2099건으로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다. 다만, 수술 건수가 늘었다 해서 모든 척추 수술이 같은 난이도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다. 피부 절개를 최소화해 하나의 구멍으로 진행하는 단일공 내시경 수술은 고도의 해부학적 이해와 풍부한 임상 경험이 요구된다. 새힘병원 이철우 대표원장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이 술기를 정립하고 임상에 적용한 의사다.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내시경 감압술을 시행해, 절개 중심이던 기존 흐름을 바꿨다. 20년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단일공 내시경 수술의 기준을 정립하기도 했다. 이철우 원장은 "내시경 척추 수술은 의료진의 판단과 경험이 환자 안전과 예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작은 절개 뒤에 고도의 기술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이철우 대표원장이 단일공 내시경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이 원장은 "척추 수술은 주변 조직을 얼마나 지키면서 병변을 해결했느냐가 삶의 질을 가른다"며 "난도가 높더라도 환자에게 이득이 크다고 판단되면 단일공 방식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척추 '내시경' 수술, 기술 발전으로 치료 범위 확대

초기의 척추 내시경 수술은 말랑한 디스크 병변 제거에만 활용되는 등 제한적이었다. 복잡하게 튀어나온 디스크나 뼈가 두꺼워져 신경을 압박하는 협착증 등은 내시경 수술이 불가능했지만 점차 기구와 술기가 발전하면서 한계를 극복했다. 이철우 원장은 추간공(척추 신경근이 지나는 구멍) 주변 뼈를 정밀하게 다듬어 접근 범위를 넓히는 방식을 국내 도입해 다양한 병변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이후 척추 내시경 수술은 요추·척추·흉추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일부 낭종과 종양 제거 치료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며 치료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신경 구조물이 복잡해 고난도 영역으로 분류됐던 경추와 흉추 부위까지 내시경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절개 범위가 작아 고령이나 당뇨병, 심장질환 등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도 예후가 좋다. 이 원장은 "환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병변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최소 침습 수술이 표준 치료가 되고 있다"며 "이제는 척추질환의 90%를 내시경 수술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원장은 합병증 없는 내시경 수술을 집도하는 전문의다. 내시경 수술은 시야와 작업 공간이 좁아 신경·경막 손상, 혈종 등이 생기기 쉬운데 그는 수술 전 단계에서 위험요소를 걸러낸다. MRI(자기공명영상)를 반복 판독해 병변 형태, 신경 압박 방향, 수술 중 위험이 될 구조물의 위치 등을 확인하고 수술 흐름을 미리 설계한다. 수술이 시작되면 신경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압박을 만드는 일부 병변을 먼저 제거, 부분 감압으로 공간을 확보한 뒤 혈종 가능성이 있는 부위는 미리 지혈해 시야를 유지한다. 이 원장은 "수술 전 얼마나 정확하게 구조를 예측해두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며 "충분한 판독과 경험에서 나온 예측이 합병증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술 예후로 이어진다"고 했다.

수술 난도 높지만, 환자 회복은 빠른 '단일공' 척추 내시경

단일공 척추 내시경은 7㎜ 내외의 작은 구멍 하나로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동시에 넣어야 해 술기 난도가 높은 방식으로 꼽힌다. 양방향 내시경처럼 시야 확보용 포털과 기구 포털이 분리돼 있지 않아 의료진에게는 작업 공간이 좁고 조작이 제한적이다. 병변에 도달하는 경로 선택이 복잡하고 신경 바로 옆에서 미세한 작업을 해야 하므로 짧은 수련 기간으로는 충분한 숙련이 어렵다. 이철우 원장은 "의료진 편의성만 놓고 보면 양방향 방식이 훨씬 수월하지만, 환자에게 남기는 조직 손상이 가장 적은 단일공을 고수한다"며 "환자 예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환자는 수술 당일 보행이 가능하며 입원 기간도 1~2일로 짧다.


수술은 크게 두 가지 접근법으로 나뉜다. 옆구리로 내시경 관을 삽입하는 방식(PELD)은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바로 디스크에 도달할 수 있어 파열형 디스크처럼 압박이 심한 경우에 유리하다. 척추가 위치한 뒤쪽으로 접근하는 방식(PSLD)은 신경관이 좁아지는 협착증이나 디스크와 협착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형 병변에서 효과적이다. 사람마다 척추 해부학적 구조가 다르고 병이 생긴 위치와 정도가 제각각이라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방식을 택하는 게 핵심이다. 디스크 병변이 외측에 있느냐, 중앙에 있느냐, 신경근 아래쪽이냐 등에 따라 접근 경로가 갈린다. 이 원장은 "해부학 구조가 다양한 환자들의 병변을 정확히 읽고 가장 안전한 경로를 설계하는 것이 단일공 척추 내시경 수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일공 내시경이 모든 환자에게 정답은 아닐 수 있다. 뼈 변형이 광범위한 경우나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에는 절개 수술이 더 안전한 치료가 될 수 있다. 이철우 원장은 "척추 내시경 수술 적용 범위는 집도의 경험에 따라 달라지지만 다분절 변형이 심하거나 척추 관절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 등에는 변형수술이나 유합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환자 상태에 맞는 술기를 고르고 필요할 경우 절개 수술로 전환하는 결정까지 포함해 '최적의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철우 대표원장은…]

20여 년간 척추 수술 분야에서 임상 경험을 쌓아 왔으며 지금까지 약 1만 건의 척추 수술을 집도했다. 고전적 절개술· 유합술, 미세침습 전방·측방 경유 척추 유합술, 단방향 PELD/PSLD, 목(경추), 흉추 내시경까지 다양한 술기를 시행해 왔다. 국내 최초 척추관협착증에 내시경 감압술을 적용해 기존 절개 중심 치료 흐름을 최소 침습 수술로 확장하는데 기여했다. 학술 활동도 활발하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지 대원학술상을 수상했으며 150여 회 이상 학회 강연과 술기 교육을 진행했다. 다수의 연구와 국제 학술지 'Springer'에 발간된 척추 내시경 교과서 집필에도 참여하는 등 척추 내시경 치료 표준화에 힘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