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낙상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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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낮은 기온 탓에 도로가 꽁꽁 얼면, 낙상의 위험이 올라간다. 중·노년층에게 미끄럼 사고는 단순한 타박상에 그치지 않고, 예상치 못한 척추 압박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넘어지거나 또는 특별한 외상 없이도 허리 통증이 심하거나 수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척추 압박골절은 주로 외상에 의해 척추에 수직 압박력이 가해지면서 찌그러지듯 주저앉으며 발생하는 골절이다. 젊고 뼈가 건강한 사람에게는 비교적 큰 외상이 있어야 생기지만,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는 가벼운 낙상이나 미끄러짐, 심지어는 기침이나 허리를 숙이는 동작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겨울철에 압박골절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가운 날씨로 인해 근육과 관절이 경직된 상태에서 외상에 의해 순간적인 충격이 척추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압박골절의 통증은 비교적 갑작스럽게 시작된다. 평소 허리가 불편하던 사람이 어느 날을 기점으로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통증을 느끼게 되고, 앉았다 일어날 때나 몸을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진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 참고 지내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척추 높이가 감소하면서 허리가 굽는 변형이 진행될 수 있다.

압박골절의 가장 큰 원인은 기저에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한 상태에서 발생되는 가벼운 외상이다. 나이가 들수록 뼈의 밀도는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이나 고령의 남성에서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여기에 흡연, 음주, 운동 부족,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복용 등이 더해지면 골절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겨울철 활동량 감소 또한 뼈와 근육을 약화시켜 압박골절의 위험을 키운다.


압박골절 치료의 기본은 비수술적 치료다. 골절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신경 압박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급성기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약물치료를 시행하고, 필요에 따라 보조기를 착용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화한다. 일정 기간 침상 안정을 취한 뒤에는 점진적인 재활 운동을 통해 허리 주변 근육을 회복시키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골다공증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뼈의 강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또 다른 척추 압박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심하게 지속되거나, 골절 정도가 심해서 척추뼈가 무너지면서 허리가 구부러지는 변형 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신경 압박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압박골절에서 시행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 척추체 성형술이다. 척추체 성형술은 골절된 척추뼈 내부에 의료용 시멘트를 주입해 뼈를 단단하게 고정하는 방법으로, 비교적 짧은 시술 시간으로 통증을 빠르게 완화하고 척추뼈가 더 무너지지 않게 하는 예방 치료로 중요한 치료이다. 이러한 치료법은 고령 환자에게도 비교적 부담이 적지만, 골절의 시기와 형태, 전신 상태에 따라 효과와 적응증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정밀한 검사 후 전문의와 상담하에 결정해야 한다.

겨울철 미끄럼 사고 이후 발생한 허리 통증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중·노년층이라면 더욱 그렇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압박골절은 치료만큼이나 골다공증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기억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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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희 원장
(*이 칼럼은 신세계서울병원 척추센터장 조창희 원장의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