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마초를 합법화한 캐나다에서 음주·약물 관련 교통 위반이 증가했지만 ‘대마 합법화의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캐나다 브록대 연구팀은 2018년, 캐나다에서 대마초가 합법화된 이후 운전 관련 사고 통계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2009~2023년 캐나다 경찰이 조사한 이른바 ‘운전장애(impaired driving)’ 사건을 분석한 것이다. 운전장애란 알코올이나 약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를 의미하며, 음주 운전뿐 아니라 약물 복용 후 반응 속도·판단력이 떨어진 경우도 포함한다.

분석 결과, 2018년 대마 합법화 이전까지는 음주·약물 운전 발생률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2019년부터 적발 건수가 급증해, 2019~2023년 경찰이 보고한 운전장애 사건 수는 기존 추세보다 약 31% 많았다.

증가 폭이 가장 컸던 범주는 ‘약물 영향 운전’이었다. 비율로 보면 약물 관련 운전장애는 예상치보다 42% 높았다. 다만 연구팀은 절대 인원 기준으로는 음주 운전 증가가 더 컸다고 전했다. 실제로 경찰에 적발된 음주 운전자 수 증가는 약물 운전자 증가의 약 4배에 달했다.


지역별 양상도 달랐다. 퀘벡과 서스캐처원에서는 합법화 이후 통계상 뚜렷한 변화가 없었던 반면, 브리티시컬럼비아와 뉴펀들랜드에서는 운전장애 적발률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마 합법화라는 단일 요인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이 주목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약물 인지 훈련’(drug recognition training)을 받은 경찰 인력의 규모였다. 훈련 인력이 많을수록 약물·음주 운전 적발 건수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역시 통계 변화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지목됐다. 방역 조치가 강화된 시기에는 음주 운전은 감소한 반면, 약물 영향 운전은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술집 영업 제한으로 음주 운전이 줄어든 대신, 재택 생활과 사회적 스트레스 속에서 약물 사용 후 외출·운전이 늘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연구의 저자 마이클 J. 암스트롱 박사는 “2018년 이후 캐나다에서 음주·약물 운전 적발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배경에는 단속 강화와 팬데믹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대마 합법화 자체와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