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교정 렌즈삽입술 명의] 이종호 서울밝은세상안과의원 대표원장

얇은 각막· 고도근시, 렌즈삽입술 고려
정밀 설계로 난시까지 제대로 잡아야
다양한 눈 구조에 맞는 수술 경험 중요

이종호 원장, 국내 첫 도입 때부터 집도
韓日 전문가 그룹 초대 회장 역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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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대표원장이 렌즈삽입술 사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국내 성인 근시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40세 이상 성인의 근시 유병률은 2008년 34.9%에서 2020년 53.0%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시력교정술을 찾는 이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시력교정술은 라식·라섹·스마일라식 등이 대표적이지만, 각막이 얇거나 근시가 심하면 받기 어렵다. 이럴 때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 '렌즈삽입술(ICL)'이다. 렌즈삽입술은 생체적합 렌즈를 눈 안에 넣기 때문에, 각막을 깎지 않고도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 눈 구조에 맞춘 정밀한 설계가 필요해 난이도는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고도근시의 경우 작은 오차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숙련된 의료진의 경험이 중요하다. 2002년 국내에 렌즈삽입술이 도입된 초기부터 20년 넘게 이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서울밝은세상안과 의원 이종호 대표원장을 만나 렌즈삽입술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정확한 설계가 핵심… 환자에 맞는 렌즈 선택도 중요

렌즈삽입술은 무엇보다 사전 검사 결과가 중요하다. ▲렌즈가 들어갈 공간의 깊이 ▲각막 상태 ▲난시 방향 ▲동공 크기 ▲다른 안질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수술 가능성을 판단한다. 의료진은 이 정보를 토대로 렌즈와 눈 사이에 확보해야 하는 여유 공간과 렌즈 사양을 정한다. 이종호 원장은 "렌즈삽입술은 검사·계산·설계가 맞물려야 정확한 결과가 나온다"며 "수술 자체보다 설계 단계에서 정답을 찾는 과정이 어쩌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자 눈 상태에 맞는 렌즈도 잘 골라야 한다. 난시가 있는 경우 난시축(난시가 생기는 방향)과 렌즈가 정확히 맞아야 한다. 렌즈가 삽입 후 조금만 돌아가도 교정력(시력 보정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서울밝은세상안과의원은 렌즈 회전을 최소화하는 '수직 삽입 방식(V토릭 ICL)'을 적용하고 있다.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이상 환자에게는 원·중·근거리 시야를 볼 수 있게 초점을 넓힌 '비바(VIVA ICL)' 렌즈가 사용된다. 기존보다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환자 상황에 맞춘 설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종호 원장은 "렌즈가 눈 구조와 잘 맞지 않으면 렌즈와 수정체 사이의 간격이 너무 크거나 작아질 수 있다"며 "안전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설계 단계에서 적정값을 찾는 과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정교함이 결과 좌우… 예측 어려운 변수까지 읽는 '숙련도' 필요

그러나 설계를 아무리 세밀하게 해도 수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수를 모두 예측할 수는 없다. 렌즈가 들어가는 공간은 약 3㎜로 매우 좁아, 삽입 깊이나 각도, 회전 여부를 눈 상태에 따라 즉시 조정해야 한다. 이종호 원장은 "렌즈가 1㎜만 앞이나 뒤로 치우쳐도 시야 흐림이나 빛 번짐, 안압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중에는 눈의 탄성, 방수(각막과 수정체 사이를 흐르는 투명한 액체) 흐름, 홍채 반응 등 다양한 변화가 실시간으로 일어난다. 렌즈가 펼쳐지는 속도나 방향도 일정하지 않아 상황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아시아인은 전방(각막과 홍채 사이 공간)이 평균적으로 얕아 시야 확보가 어렵고, 여기에 고도근시나 각막내피세포(각막의 수분을 조절하며 투명도를 유지하는 세포) 감소까지 있으면 조정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좁아진다. 이 원장은 "전방이 갑자기 좁아지는 순간이 있는데 경험이 부족하면 대응이 어렵다"며 "이런 변화를 바로 읽어내야 안정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종호 원장, 아시아인 눈 구조 연구해온 1세대 전문가

이러한 이유로 렌즈삽입술은 경험 많은 의료진이 집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종호 원장은 2002년 국내에 렌즈삽입술이 처음 도입됐을 때부터 수술을 시행해 온 1세대 전문가로, 20년 넘게 다양한 환자를 진료해 왔다. 한국인에게 흔한 얕은 전방, 강한 근시, 난시축 차이 등을 분석해 국내 환자에게 맞는 렌즈 선택 기준을 정립했다. 또한 난시 렌즈의 회전 오차를 줄이는 '수직 삽입(V 토릭 ICL)' 기법을 도입해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으며, 이 연구는 SCI급 학술지에도 실렸다.

현재는 한일 렌즈삽입술 전문가 그룹 'ICL Key Opinion Leader Forum' 초대 회장을 맡아 수술 기준과 합병증 예방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이 원장은 "렌즈삽입술은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분야라, 최신 지식과 충분한 경험을 갖춘 의료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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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렌즈삽입술 받은 눈도 백내장 수술 가능할까?]

렌즈삽입술과 백내장 수술은 목적은 다르지만, 모두 눈 속에 렌즈를 넣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수술의 연관성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서울밝은세상안과의원 이종호 대표원장에게 물었다.

-렌즈삽입술이 백내장을 유발할 수 있나?


아니다. 다만 렌즈와 수정체 사이 간격이 지나치게 좁으면 수정체와 접촉이 늘어 백내장 진행이 빨라질 수 있다. 처음부터 렌즈와 수정체 사이 간격을 정밀하게 계산하고 눈 구조에 맞는 렌즈를 고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렌즈삽입술 후 백내장 수술이 가능한가?


렌즈삽입술에서 넣은 렌즈는 수정체 앞쪽에 있어, 백내장이 생기면 먼저 이를 제거한 뒤 일반적인 방식으로 백내장 수술을 하면 된다. 다만 전방 깊이나 각막내피세포 상태 등이 달라져 있어 인공수정체 도수 계산이 더 정밀해야 하고, 렌즈 제거 과정에서도 홍채·각막 손상을 피할 기술이 필요하다.

-백내장 수술 병원 선택 기준은?

경험 많은 의료진, 정밀한 도수 계산 시스템, 안정된 수술 기준이 있는 기관을 선택해야 한다. 백내장 환자는 전신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이를 고려해 수술 계획을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하다. 또한 안구 표면 관리부터 망막·시신경까지 이어지는 사후관리 체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