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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말을 맞아 술자리가 잦아지는 시기다. 꼭 술을 마셔야 한다면 ‘간이 회복할 시간’을 먼저 확보하는 게 좋겠다.

지난 20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연말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간을 비롯한 소화기 건강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안전 수칙이라도 지키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내과 김형준 과장은 "의학적으로 안전한 음주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술은 우리 몸에 독소로 작용하지만, 한국 사회는 음주에 지나치게 관대한 편이다"고 말했다.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물질을 만든다. 이 물질은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고 각종 소화기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김 과장은 “손상과 회복이 반복되면 세포 변이가 일어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분해 효소가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코올 분해 효소는 음주 빈도와 무관하며, 술을 자주 마시면서 주량이 늘었다고 느끼는 건 오해다. 꼭 술을 마셔야 한다면 '간이 회복할 시간'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의료진은 권장했다.


음주는 주 1회로 제한하고 최소 2~3일의 간격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간학회 권고에 따르면 남성은 소주 반병(약 4잔) 이하, 여성은 소주 2잔 이하가 바람직하다. 소주를 주 2회 이상 마시거나 한 번에 반병 이상, 맥주 500㏄ 이상 마시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과음 후 콩나물국, 미역국, 헛개나무 성분이 함유된 차 등이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보조 식품이나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음주 자체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알코올 대사는 간뿐 아니라 근육에서도 이뤄지는 만큼 평소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면 도움이 된다.

간질환 있다면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B형·C형 간염, 간경화 등 기존 간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는 소량의 음주로도 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금주가 원칙이다. 간경변증 환자는 젊은 나이에 진단받았더라도 완전 금주를 실천하면 간 기능이 일정 부분 회복되는 사례도 보고가 되는 만큼, 포기하지 말고 술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김 과장은 "연말 분위기에 휩쓸려 건강을 소홀히 하기 쉽지만, 술을 줄이고 간에 휴식을 주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