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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잠을 자다 자주 깨고, 깨어있는 시간이 긴 고령자일수록 전체 수면 시간과 관계 없이 다음 날 인지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 문제는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 및 알츠하이머병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고 고령자의 절반은 어떤 형태로든 수면 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면 문제는 대부분 잠을 잔 '시간'에 초점을 맞춰, 수면의 질이 나쁜 경우 다음 날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 연구는 많지 않다.

이에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오르푸 벅스턴 교수 연구팀은 노화와 인지 건강을 장기간 추적하는 '아인슈타인 노화 연구'에 참여한 70세 이상 노인 26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16일 동안 손목에 활동량계를 착용해 수면을 기록했으며, 하루 6차례씩 스마트폰을 이용해 정보처리 속도, 작업기억, 시각기억 결합, 시공간 기억 등을 측정하는 인지기능 평가 게임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잠자리에 든 시점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시간 중 실제로 깨어 있었던 시간을 기준으로 수면의 질을 평가했다.

참가자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2시간, 깨어있는 시간은 평균 1시간 정도였다. 하루 평균 낮잠 횟수는 0.4회로 5일에 두 번 낮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의 일별 인지수행 변화를 분석한 결과, 평소보다 밤에 깨어있는 시간이 30분 더 긴 경우, 다음 날 정보 처리 속도가 평소보다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참가자 인지 수행 능력을 전체 참가자 간 비교로 분석했을 때도 평균적으로 밤에 깨어 있는 시간이 길 경우 네 가지 인지 검사 중 세 가지에서 수행 능력이 더 낮았다.


반면 전날 낮잠 여부나 취침 시각, 전체 수면 시간은 정보처리 속도나 다른 인지 기능 어느 쪽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매일의 인지 수행 능력에 차이를 초래하는 요인은 수면의 질 뿐이었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의 궁극 목표는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발병을 예방 또는 지연할 수 있는 요인을 찾고 건강한 인지 노화를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저자인 벅스턴 교수는 "수면에서 중요한 것은 하루가 아니라 좋은 습관을 유지해 안정적인 수면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건강한 수면을 위해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편안한 환경에서 일정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수면재단 학술지 '수면 건강(Sleep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