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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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영화 속 일부 장면들이 생물학적 근거를 지닌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영화 '저스트 프렌즈' 스틸컷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에서는 눈이 마주친 순간 사랑에 빠지고 가짜 연애가 진짜 사랑으로 바뀌는 등 몇몇 클리셰가 등장한다. 실제 현실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일까?

이스라엘 대인관계·매력 연구 분야 사회심리학자 리엇 야키르 박사는 “로맨틱 코미디 속 설정 상당수가 인간 생물학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영화 속 연출처럼 보이는 장면들이 신체 반응에 의한 과학적인 작용이라는 설명이다.

첫눈에 반하는 설정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원인이다. 야키르 박사는 “사랑은 끌림-열정-애착 3단계로 나뉘며 누군가에게 처음 끌릴 때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등 호르몬이 물질이 분비돼 강한 설렘을 만든다”며 “사랑의 초기 단계는 만난 지 몇 시간 만에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 속 첫 키스의 강렬함도 과학적으로 설명된다. 야키르 박사는 “인간의 키스는 다른 포유류의 냄새 맡기와 동일한 기능을 한다”며 “키스를 통해 상대의 생물학적, 화학적 정보를 교환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침 속에 들어있는 면역체계와 관련된 화학물질을 공유하고 옥시토신 분비가 늘어나면서 애착, 유대감이 형성된다. 첫 키스의 느낌이 관계의 방향을 좌우하게 되는 이유다.

연인 행세를 하다 진짜 사랑에 빠지는 설정도 자주 등장하는데 이 역시 호르몬 작용으로 설명 가능하다. 야키르 박사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눈을 마주치고 감정을 나누는 과정에서 옥시토신 분비가 늘어나면 상대를 더 매력적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처음에 호감이 없더라도 관계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분석이다.

한편, 과학적 근거로 검증되지 않는 장면도 있다. 야키르 박사는 어린 시절 친구와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과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사람이 하나의 진정한 사랑을 찾는 설정을 예로 들었다. 야키르 박사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람은 유전적으로 가까운 존재로 인식돼 성적 끌림이 억제된다”며 “테스토스테론은 다자 관계 성향과 연관이 있으며 옥시토신 작용을 상쇄시켜 관계에 대한 감정이 약해지게 만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