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똑똑 스케치

당뇨병 환자의 약 40%가 당뇨병성 신장질환을 겪으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신장 기능이 점점 망가지면 투석, 이식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당뇨병 환자가 신장 건강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이유다.  

헬스조선은 2일 코엑스 라이브플라자에서 제 69회 건강콘서트 건강똑똑을 개최했다. 이날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최성희 교수가 ‘명의가 알려주는 당뇨병 신장질환의 모든 것’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후에는 현장에서 청중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토크쇼와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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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제 69회 건강똑똑에서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최성희 교수가 당뇨병성 신장질환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당뇨병성 신장질환, 왜 더 위험한가
당뇨병은 질환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장기에 합병증을 일으킨다. 그중에서도 만성신장질환은 조용하게 발생하지만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국내 당뇨병 환자의 30.3%가 만성신장질환을 동반하며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투석, 이식 등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당뇨병성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다른 질환 발병 위험도 상승한다. 최성희 교수는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그 자체로 문제일 뿐 아니라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이상지질혈증 등 심혈관질환 및 비만 위험도 함께 상승해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뇨병성 신장질환이 있으면 정상인보다 심혈관계 사망률이 높고 당뇨병성 신장질환으로 인한 5년 생존율이 암과 비슷할 정도로 낮다는 보고도 있다(대한신장학회 2020 등록사업). 

◇정기적인 소변·혈액 검사로 신장 기능 점검을
만성신장질환은 사구체여과율(eGFR)과 알부민뇨(UCAR)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사구체여과율은 신장이 혈액 속 노폐물을 얼마나 잘 걸러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며 알부민뇨는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신장 손상의 신호다. 사구체여과율이 60 미만이거나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이 30mg/g 이상인 경우 당뇨병성 신장질환으로 진단된다. 그러나 국내 당뇨병 환자가 두 검사를 모두 시행하는 비율은 28.9%로 아직 낮다. 최성희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 진단 시점부터 매년 사구체여과율을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와 알부민뇨 확인을 위한 소변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며 “두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신장 손상 단계 및 위험도를 적절히 평가할 수 있으며 특히 일반 요시험지봉으로는 검출되지 않는 미세알부민뇨 등도 제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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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9회 건강콘서트 건강똑똑 현장./사진=신지호 기자
◇적극적인 생활 관리도 뒷받침돼야
신장 기능 저하는 그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핵심이다. 최 교수는 “만성신장질환은 혈당·혈압·지질·체중 조절을 위한 생활습관 관리가 필수다”라며 알맞은 식이조절 방법을 권고했다. ▲하루 소금 섭취는 5g 이내 ▲칼륨 섭취 줄이기 ▲단백질 섭취량 조절(하루 0.8kg/g 이내) ▲인 섭취 줄이기 ▲수분 적정량 섭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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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희 교수와 헬스조선 최지우 기자가 토크쇼에서 청중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신지호 기자
◇생활 속 궁금증 해소
강연이 끝나고 진행된 토크쇼에서는 평소 신장 기능 이상을 경험한 당뇨병 환자들이 관련 궁금증을 최성희 교수에게 질문했다. 한 청중이 “소변을 자주 보고 거품이 섞여 나오는데 신장 기능 위험신호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최성희 교수는 “소변에 거품이 많이 섞여 있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소변으로 단백질이 새는 ‘단백뇨’일 수 있으며, 신장질환이 진행되면 소변 횟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시험지봉 검사와 병원에서 시행하는 알부민뇨 검사, 사구체여과율 검사로 신장 건강을 정기 점검해 보는 게 좋다”고 답했다. 

신장·심장질환이 있는 당뇨병 환자의 평소 관리법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최성희 교수는 “과거에는 신장질환이나 심장질환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등장하면서 수십 년간 건강한 생활을 하는 환자들이 늘었다”며 “일례로 피네레논 성분의 약제는 신장의 염증, 섬유화 등을 막는 약제로 신장질환 진행을 막으면서 심혈관계 질환 위험까지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