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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장애가 있는 20대 여성의 위에서 머리카락 덩어리가 발견된 사례가 보고됐다./사진=큐레우스
학습 장애가 있는 20대 여성의 위에서 머리카락 덩어리가 발견된 사례가 보고됐다.

영국 맨체스터 로열 올덤 병원 대장항문외과 의료진에 따르면, 29세 여성이 위루관 막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위루관은 입으로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울 때 영양을 넣어주기 위해 복부를 통해 직접 위에 연결한 관을 말한다. 이 외에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의료진은 위루관의 위치와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위장관 내시경을 시행했다. 여성이 학습 장애를 겪고 있는 만큼 진찰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내시경 검사 결과, 주방 수세미를 닮은 거대한 이물질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이를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진행했고, 새로운 위루관으로 교체했다.

제거한 이물질의 정체는 모발 위석(입으로 삼킨 머리카락 등이 위에서 뭉쳐 만들어진 덩어리)이었다. 의료진은 “머리카락을 무의식적으로 먹는 행위는 특정 정신질환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며 “통증이나 천공 등이 발생한 늦은 시점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다행히 사례 여성은 큰 합병증 없이 제거 수술 후 퇴원했다.

모발 위석은 주로 머리카락을 반복적으로 삼키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위장 내에서 소화되지 않은 머리카락이 뭉쳐져 단단한 덩어리를 형성하는 질환이다. 주로 스트레스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뽑는 ‘발모벽’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모발 위석이 생기면 복통, 식욕 저하, 구토, 체중 감소, 영양결핍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장폐색이나 위 천공,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소아나 청소년이 반복적으로 머리카락이나 이물질을 삼키는 행동을 보일 경우, 빠르게 의료기관에서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또한 행동이 아동기 이후까지 지속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이 사례는 ‘큐레우스’ 저널에 지난 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