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아기 엉덩이에 거대 혹이?”… 원인 밝혀지지 않았다는데, 어떤 사연?

임민영 기자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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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태어난 아댈리다 타일러는 ‘천미골 기형종’을 가지고 태어났다./사진=피플
미국의 한 아기가 몸집만한 혹이 달린 채 태어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피플은 ‘천미골 기형종(sacrococcygeal teratoma)’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 지난 5월 태어난 아댈리다 타일러의 부모는 임신 20주차에 아댈리다의 기형종에 대해 알게 됐다. 아댈리다의 어머니 크리스틴 타일러는 “처음에는 척수가 바깥으로 노출된 척추이분증인 줄 알았다. 초음파 검사를 하는데 너무 무서웠다”며 “그런데 의료진이 다시 확인하더니 천미골 기형종을 진단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틴은 기형종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료진을 만나기 위해 루이지애나 주에서 텍사스 주로 옮겨 치료받았다. 그는 “주변에 이 질환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암흑 속에서 걷는 기분이었다”며 “남편도 일 때문에 같이 오지 못해 오로지 나와 아댈리다가 버텨야 하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종양이 커지면 혈관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며 “아기의 심장에 부담을 주고,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틴은 임신 34주차에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의료진은 “하루빨리 아기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출산 과정에서 종양에 손상이 가면 또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매우 조심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아댈리다의 꼬리뼈에 생긴 종양은 1kg가 넘었다. 아댈리다의 출생 당시 몸무게는 3kg 정도로, 아댈리다의 체중의 3분의 2에 달하는 무게였다.


아댈리다는 출생 후 이틀이 지났을 때 기형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크리스틴은 “아댈리다가 곧바로 NICU로 실려가는 바람에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라며 “의료진이 서둘러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수술 계획을 잡는데, 그저 우리 딸이 잘 버텨주기를 기도했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아댈리다는 6월 29일 퇴원했다. 이후 건강을 회복해 정상적인 성장 단계를 보이고 있다. 크리스틴은 “아댈리다는 지금 매우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며 “2~3살이 되면 엉덩이 재건 수술을 하려고 한다. 종양을 없애느라 엉덩이 대부분을 제거해야 했는데, 이 흔적을 없애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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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댈리다는 출생 후 이틀이 지났을 때 기형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이후 건강을 회복해 정상적인 성장 단계를 보이고 있다./사진=피플
아댈리다가 겪은 천미골 기형종은 기형종의 일종이다. 기형종은 몸의 중앙선 부근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대부분 양성이다. 기형종은 두개 내, 천미골(엉치꼬리뼈), 난소, 고환 등 몸의 정중앙선 근처에서 자주 나타난다. 기형종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생식세포에서 자라난다고 추정한다. 기형종은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기형종이 두개 내에서 생긴 경우 뇌압이 상승해 구토, 구역질, 경련, 뇌신경 마비 등을 겪는다. 천미골에 생기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정상적인 조직이 자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혈관이 막히는 증상이 발견되기도 한다.


양성 기형종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악성 기형종은 수술과 함께 항암제로 치료해야 한다. 기형종은 발생 부위에 따라 수술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천미골 기형종의 경우 신경 및 혈관의 손상으로 인해 감각 이상, 배변 장애 등의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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