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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이 영국 보건의료서비스(NHS)가 권고하는 인지행동치료(CBT)보다 불면증 완화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대 중국 무술인 ‘태극권’이 영국 보건의료서비스(NHS)가 권고하는 인지행동치료(CBT)보다 불면증 완화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에서는 중증 불면증 환자에게 대면 인지행동치료를 우선 적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수면제 처방도 가능하지만, 이는 단기간 사용에 그치며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홍콩대 연구팀은 만성 불면증이 있는 2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태극권과 CBT의 효과를 비교했다. 참여자들은 50세 이상으로,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성질환이 없고 규칙적인 운동이나 명상·마음챙김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또한 과거 CBT 경험도 없는 이들이었다.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약 3개월간(총 24회) 주 2회, 회당 1시간씩 태극권 또는 CBT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후 ▲잠들기 어려움 ▲자주 깨는 증상 ▲새벽 각성 ▲수면 불만족 ▲일상 기능 영향 등을 바탕으로 불면증 중증도를 평가했다.

3개월 후 CBT 그룹에서 불면증 중증도 지수(ISI)가 평균 11.19점 감소해, 태극권 그룹(6.67점 감소)보다 더 큰 개선을 보였다. 그러나 15개월 장기 추적 결과, 두 그룹의 개선 정도는 태극권 9.51점, CBT 10.18점으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연구팀은 태극권이 삶의 질, 정신건강, 신체활동 수준에서도 CBT와 유사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일부 참여자가 3개월 프로그램 이후에도 태극권을 지속했을 가능성이 있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연구팀은 3개월간의 태극권 프로그램만으로도 장기적으로 불면증 중증도를 뚜렷이 개선할 수 있고, 장기 효과도 ‘표준 치료’인 CBT와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면증 환자를 자주 진료하는 의사들이 환자에게 보다 다양한 치료 선택지를 안내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태극권은 무술에 사회적‧인지적‧명상적 요소가 결합된 형태로, 단순 신체활동을 넘어 정신적인 측면까지 단련한다고 알려졌다. 정적인 운동으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에 암 치료 중 태극권이나 요가 등의 운동을 하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인지 기능 저하, 신경 손상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중국 연구 결과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