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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하루에 최대 서너 잔의 커피를 마시면 생물학적 노화를 5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중증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이 하루에 최대 서너 잔의 커피를 마시면 생물학적 노화를 5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증 정신질환자는 또래 정상인보다 세포 노화 지표인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 기대수명이 약 15년 짧다. 연구팀은 텔로미어가 식습관 등 환경적 요인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널리 소비되는 음료인 커피가 텔로미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노르웨이 주제별 정신병 연구에 참여한 성인 436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생물학적 노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조현병(259명) 환자가 가장 많았으며 나머지 177명은 양극성 장애와 우울증을 비롯한 정서 장애를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라 ▲마시지 않음 ▲한두 잔 ▲서너 잔 ▲다섯 잔 이상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혈액 샘플을 채취해 백혈구에서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하루에 최대 서너 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텔로미어 길이가 길었다. 이는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약 5년 느린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커피에 풍부한 클로로겐산, 멜라노이딘 등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노화 방지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항산화 성분은 체내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줄여 세포 손상 및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커피가 세포 증식, 생존, 분화와 관련된 조절 경로를 좋게 만들어 텔로미어를 길게 유지하는 TERT 효소가 늘어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정상인보다 텔로미어 길이가 단축돼 있는 정신질환자에서 커피 섭취가 생물학적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텔로미어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에 매우 민감하며 커피 속 항산화, 항염증 성분이 세포 노화를 막아 병태생리학적 노화 속도를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커피를 권고량보다 많이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위 연구에서 하루에 커피를 다섯 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텔로미어 길이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제시하는 하루 카페인 섭취 권고량도 400mg(약 커피 네 잔)이다. 연구팀은 “권고량 이상 커피를 섭취하면 오히려 활성산소가 늘어나 세포를 공격하고 텔로미어 길이가 줄어든다”고 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비엠제이 정신건강(BMJ Mental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