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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내년 글로벌 제약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약가 인하’가 될 전망이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이후 신약 가격 조정이 본격화되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와도 맞물리면서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비만약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약가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달 2차 협상 대상 약가 발표… ‘위고비’도 포함
18일 키움증권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조 바이든 정권부터 의료비용 감축을 목적으로 시작된 IRA에 따라 내년부터 약가가 저렴해질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 BMS·화이자 항응고제 '엘리퀴스', 노바티스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 존슨앤드존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등 각 회사의 매출을 견인했던 의약품들이 미국 보건복지부(HHS) 산하 보험청(CMS)이 발표한 1차 주요 약가 협상 대상에 포함됐다. 2차 협상 대상은 지난 1월 발표됐으며, 여기에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도 포함됐다.

올해 1월부터 정권이 바뀌면서 약가 협상의 지속 여부가 잠시 불투명하기도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약가 인하 기조를 고수하는 만큼 의약품의 가격이 저렴해지는 결과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건복지부(HHS) 산하 보험청(CMS)은 이 달 중 2차 협상 대상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특정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의 대통령 서명 ▲IRA 1차 협상 대상 약물 할인 적용 ▲의약품 직접 구매 사이트 '트럼프Rx' 시행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규제 완화 지침 발표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허 만료 위기에 직면했거나, 약가 압박을 받는 대형 제약사들은 벌써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분기에 해고 건수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연간 총 해고 건수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총 1만9381건의 해고가 있었다면 올해는 이달 초까지 3만2824건의 인력 감축이 있었다.

◇비만약 가격 낮춰… “바이오시밀러 시장 재편도 주목”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로 가장 크게 주목받는 분야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다. 두 비만 치료제는 최근 각 제약사와 트럼프 행정부 간 가격 인하 합의가 이뤄지면서 약가가 평균 30~35% 저렴해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 공보험인 메디케어를 중심으로 보험 적용이 이뤄지면 매출 상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오리지널 약물의 가격 인하로 인해 복제약의 사용량이 감소하는 점도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번째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시밀러의 개발 간소화와 특허 만료 의약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임상시험 부담을 줄이고, 약사가 바이오시밀러를 자유롭게 대체해 조제할 수 있도록 교체 처방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 초안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최종 지침은 3~6개월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규제 완화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침투할 경우,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 시장뿐만 아니라 중간 규모 수준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키움증권 허혜민 애널리스트는 "중소형 시밀러 개발사는 희귀·안과 질환 등 틈새시장 또는 파트너십 모델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휴미라와 같은 약국급여 중심의 제품에 바이오시밀러 침투가 먼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