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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제약 산업에서 AI(인공지능)의 쓰임새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환자 모집이나 데이터 수집 등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활용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시간을 대폭 줄이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 5.5조… 2032년 80조 전망
1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글로벌바이오헬스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조사기업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의약품 임상 시험에서 AI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27억6000만달러(한화 약 4조453억원)에서 올해 38억달러(한화 약 5조5697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2년까지 해당 시장이 548억1000만달러(한화 약 80조3350억원)로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AI는 신약을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나의 신약을 개발할 때 평균 26억달러(한화 약 3조8103억원) 이상, 10~15년의 비용과 시간이 드는데, AI로 약물 분자와 표적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면 이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특히 AI를 활용하면 임상 시험 환자 모집에 필요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반 모집·유지 플랫폼은 환자 등록과 유지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시험 지연과 비용을 크게 낮추기 때문이다. 실제 환자 모집·유지 분야는 지난해 AI 임상시험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2025년에는 32.7%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월 미국 AI 정밀의료기업 템퍼스는 AI 기술을 통해 임상 시험 적격 후보자를 기존보다 50% 빠르게 식별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AI를 사용한 예측 분석과 결과 모델링 분야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52.0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AI 시스템이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해 더 효과적이고 집중된 임상시험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풀어야 할 숙제도… 규제, 시장 성장 제약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특히 환자 데이터 보호와 보안 규정 준수에 대한 부담은 AI 임상시험 시장 확장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보고서는 미국의 ‘건강보험 이동성·책임에 관한 법’, 유럽의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 등과 같은 엄격한 규제가 국경 간 데이터 교환과 다기관 협력에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전통적인 IT 시스템 ▲분산된 전자 데이터 캡처(EDC) 시스템 ▲수기 기록과의 통합 비용 등이 운영 비효율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보산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건강 정보와 사생활 보호의 어려움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규제는 임상시험 운영에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을 초래해 시장 성장을 제약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