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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에만 약 1억4000만원을 썼다는 트랜스젠더가 성형을 더 하고 싶다며 고민을 털어놓는다./사진=KBS joy
성형에만 약 1억4000만 원을 썼다는 트랜스젠더가 성형을 더 하고 싶다며 고민을 털어놓는다.

17일 오후 방송되는 KBS 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부산편에는 39세 트랜스젠더 사연자가 출연해 20대 초반 눈, 코 성형으로 시작해 얼굴 지방이식, 가슴 재수술, 인중 축소, 입꼬리 수술, 리프팅, 코 재수술 등 약 20회에 달하는 성형을 받아왔다고 고백한다. 사연자가 트랜스젠더라고 밝히자, 이수근은 “목소리가 전혀 그렇지 않은데?”라며 놀라워했고, 그는 “목소리도 성형했다. 태국에서 했는데, 감쪽같죠?”라고 웃었다.

그러나 웃음 뒤엔 아픔도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여자라 믿었던 그는 중학교 입학 무렵 처음 ‘남자 교복’을 받았을 때의 충격을 떠올리며 “하리수씨가 데뷔 후 활동하던 때라 ‘나도 저런 사람처럼 수술할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미용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꾸준히 호르몬 치료를 받았다는 그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는데, 저는 효과를 많이 봤다”고 했다.


이에 서장훈은 “지금도 이미 수술을 많이 한 상태고, 여기서 더 가면 망치는 거야”라며 진심 어린 충고를 건넨다. 사연자는 성형외과에 가도 “죽고 싶으면 하세요”라는 말을 듣는다며 “죽어도 좋으니까 해주세요”라고 말했다고 털어놓는다. 서장훈은 “의사들이 괜히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 상황에서 좀 더 자리 잡고 자연스러워지는 게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고 했다.

사연자처럼 반복적인 수술은 일종의 ‘성형 중독’ 증상일 수 있다. 성형 중독은 정신의학계에서 공식 질병으로 다뤄지진 않지만, 강박적·중독적 행동에 가까운 심리 질환으로 분류될 수 있다. 지난 8월 네덜란드 연구진이 발표한 문헌 리뷰에 따르면, 성형 중독의 주요 특징은 ▲외모나 시술에 대한 과도한 몰입 ▲반복적인 수술 욕구와 내성 ▲시술받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불안과 스트레스 등의 금단 유사 증상 ▲경제적 손실, 건강 악화, 사회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단하지 못하는 행동 등이 있다.

다행히 성형 중독은 치료로 극복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인지행동치료다. 외모에 집착하는 사고 패턴을 교정하고, 거울을 자주 보거나 타인과 외모를 비교하는 습관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의료진의 역할도 중요하다. 수술 전 환자의 심리 상태를 충분히 평가하고, 수술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상담을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