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똑똑 스케치]
“드라마에서는 암 환자가 고통 속에 쓰러지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만, 실제 대부분의 암 성 통증은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암 환자 상당수는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겪는다. 암 환자의 60% 이상에서 나타나는 ‘암성 통증’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헬스조선은 지난 5일 이대목동병원 여성암병원 B관 대강당에서 ‘암 통증을 넘어, 더 나은 삶으로’를 주제로 건강콘서트 ‘건강똑똑’을 개최했다. 이날 이대목동병원 종양내과 조정민 교수, 신경외과 김영구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김원중 교수가 암 통증 관리의 최신 치료법과 실질적인 조언을 전했다. 이후 청중과의 토크쇼, 질의응답, 경품 추첨도 이어졌다.
◇암성통증, 약물 치료로 85% 호전
암성통증은 말 그대로 암 환자가 겪는 통증을 포괄적으로 뜻한다. 조정민 교수는 “통증은 암이 신경이나 뼈를 침범하면서 생기거나, 항암·방사선치료 부작용, 혹은 관절염 같은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며 “통증 원인을 정확히 구분해야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암성통증은 말 그대로 암 환자가 겪는 통증을 포괄적으로 뜻한다. 조정민 교수는 “통증은 암이 신경이나 뼈를 침범하면서 생기거나, 항암·방사선치료 부작용, 혹은 관절염 같은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며 “통증 원인을 정확히 구분해야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암 환자의 약 90%는 약물 또는 국소치료로 통증 조절이 가능하다. 조 교수는 “약물치료만으로 85% 정도가 호전되며, 나머지 10~12%도 방사선치료나 신경차단술을 병행하면 대부분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충분히 조절됐다’고 느끼는 환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조 교수는 그 이유로 ▲병이 악화된 것처럼 보일까 두려운 심리 ▲가족 걱정 ▲진통제 중독·부작용에 대한 오해 등을 꼽았다. 그는 “통증은 주관적인 증상으로, 본인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통증을 참지말고 말해야 좋아진다’는 캠페인이 있을 정도로, 통증 호소가 곧 치료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증이 조절되면 식사, 수면, 일상생활 모두 가능해진다"며 "암 치료의 목표는 생명 연장뿐 아니라 ‘덜 아프게, 더 편안하게 사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암성 통증의 약물치료법으로는 비마약성 진통제, 마약성 진통제, 진통 보조제 등이 있다. 조 교수는 “진통제는 아플 때만 먹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복용해야 통증이 악화되지 않는다”며 “주사보다는 경구제나 패치형 약제가 편하고 부작용도 적다”고 말했다.
‘마약성 진통제’라는 명칭에서 오는 거부감 때문에 복용을 꺼리는 환자도 많다. 조 교수는 “암성 통증 치료에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는 중독 위험이 거의 없다”며 “용량이 늘어나는 것은 생리적인 내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작용보다 통증 조절을 통한 삶의 질 개선이 훨씬 중요하다”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변비인데, 대부분 변비약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졸음이나 구역감 등도 일시적이고 시간이 지나면 호전된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통증엔 ‘척수강내 약물 주입술’
최근에는 경구용 약제 대비 약 300분의 1인 소량의 진통제를 직접 척수강 내에 주입해 통증을 조절하는 척수강내 약물 주입술, 척수자극술과 같은 치료 옵션도 등장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외과 김영구 교수는 “말기 암 환자 중에는 피부가 스치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는 분이 많다”며 “이럴 때 수술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수술적 치료는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암성 통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구용 약제 대비 약 300분의 1인 소량의 진통제를 직접 척수강 내에 주입해 통증을 조절하는 척수강내 약물 주입술, 척수자극술과 같은 치료 옵션도 등장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외과 김영구 교수는 “말기 암 환자 중에는 피부가 스치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는 분이 많다”며 “이럴 때 수술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수술적 치료는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암성 통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척수강내 약물 주입술’은 모르핀 같은 마약성 진통제를 척수강 내로 직접 주입해, 극소량으로도 강력한 진통 효과를 얻는 시술이다. 김 교수는 “경구 복용 시 약물이 뇌혈관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척수강에 직접 주입하면 효과가 훨씬 빠르고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시술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허리 부위에 관을 삽입하고 복부 피하에 손바닥 크기의 펌프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펌프는 내장된 컴퓨터로 약물 농도를 자동 조절하며, 외래에서 간단히 약물을 보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척수강내 약물 주입술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통증을 줄일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며, 최근 보험 적용으로 경제적 부담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척수신경 자극기 삽입술과 신경파괴술도 소개했다. 척수신경 자극술은 전기 자극을 통해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이며, 신경파괴술은 통증 신경을 선택적으로 절단하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신경파괴술은 한 번 시행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선택해야 한다”며 “보통은 먼저 신경조절술(약물·전기 자극)을 시행하고, 효과가 없을 경우에만 고려한다”고 말했다.
◇신경 차단술·척추체 성형술로 맞춤형 통증 관리
김원중 교수는 ‘신경 차단술’을 통한 중재적 치료법을 소개했다. 그는 “신경 차단술은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통증에 효과적이며, 약물치료와 수술의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신경 차단술은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해 통증 신호 전달을 차단한다. 김 교수는 “신경은 반복적인 통증 자극에 민감해지는 가소성을 지니는데, 신경 차단술은 이런 잘못된 통증 회로를 끊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원중 교수는 ‘신경 차단술’을 통한 중재적 치료법을 소개했다. 그는 “신경 차단술은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통증에 효과적이며, 약물치료와 수술의 중간 단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신경 차단술은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해 통증 신호 전달을 차단한다. 김 교수는 “신경은 반복적인 통증 자극에 민감해지는 가소성을 지니는데, 신경 차단술은 이런 잘못된 통증 회로를 끊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국소마취제는 단순히 감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신경전달을 조절해 통증 완화 효과가 수일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 작용으로 염증과 부종을 줄인다. 다만 당뇨병 환자의 혈당 상승, 면역저하, 피부색 변화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의료진의 관리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스테로이드를 자주 맞는다고 효과가 더 좋은 것은 아니다”며 “병원을 옮겨 다니며 반복 시술을 받으면 부작용이 누적될 수 있으므로, 치료 계획을 잘 세운 의료진과 꾸준히 관리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경 차단술은 췌장암 등 복부 통증에 ‘복강신경총 차단술’, 전립선암 등 하복부 통증에는 ‘하복신경총 차단술’, 항문 주위 통증에는 ‘미골 신경 차단술’로 시행된다. 복강신경총 차단술은 특히 췌장·간·부신 등 상복부 장기의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뼈 전이로 인한 척추 골절 환자에게 시행하는 ‘척추체 성형술’도 있다. 김 교수는 “골절 부위에 의료용 시멘트를 주입해 뼈를 안정화시키고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라며 "신경 차단술이나 척추체 성형술 모두 국소마취로 5~10분 내외에 시행 가능하며, 합병증 발생률도 매우 낮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암성 통증 치료는 ‘육·해·공군이 모두 나서는 전투’처럼 약물, 신경 차단술, 물리치료, 심리치료가 모두 병행돼야 복합적 통증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며 “통증은 참는 게 아니라 조절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