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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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러시아 슈야 지역에 거주하던 발렌티나 바실리예바(Valentina Vassilyeva)는 1725년부터 1765년 사이에 총 69명의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은 바실리예바(왼)과 그의 아이들(오). /사진=businessday
아이를 임신해 출산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일반적으로 자녀 한 명을 임신해 출산하기까지는 약 280일이 걸린다. 현실적·생물학적 이유 등으로 자녀 한 명을 출산하는 것도 어려워지는 가운데, 과거 총 27번의 임신으로 69명의 아이를 출산한 사례가 알려져 화제다.

18세기 러시아 슈야 지역에 거주하던 발렌티나 바실리예바는 1725년부터 1765년 사이에 총 69명의 아이를 출산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바실리예바는 네쌍둥이 4번, 세쌍둥이 7번, 쌍둥이 16번, 총 27번의 임신으로 69명의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기록은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바실리아의 사례, 과학적으로 가능할까?

그간 전 세계 전문가들이 이 기록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자궁 내 태아가 있는 횟수가 많으면 출산 시기가 점차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전 생애 중 18년(BBC 계산 결과)을 임신한 상태로 생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신체에 부담이 된다. 현대보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18세기 러시아에서 여성이 회복을 거치지 않고 합병증 없이 27번을 연달아 임신·출산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에비뉴여성의원 조병구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피임 기술이 등장하기 전에는 보통 아이가 생기는 대로 출산해 결혼하고 평생 생리를 안 하는 여성도 있었다"며 "20세기 이전에는 대부분의 아이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분명 믿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 특히 쌍둥이를 수차례 임신했다는 사실은 의사조차 미스터리하다는 반응이다. 조 원장은 "18년 동안 69명의 아이를 출산했다는 것은 쌍둥이를 여러 번 임신했다는 건데 그 부분이 불가사의하다"며 "쌍둥이가 잘 생기는 체질이 있지만, 이 사례처럼 여러 번 생기는 게 확률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