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할리우드 명배우 앤소니 홉킨스(87)가 알코올 중독 때문에 위험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지난 10월 2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서 진행하는 팟캐스트 프로그램 ‘The Interview’에 출연한 앤소니 홉킨스는 알코올 중독을 깨달은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만취한 상태로 캘리포니아에서 차를 몰고 있는데 어디로 가는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그 순간 누군가, 또는 나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내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을 깨달았고 정신을 차려 당시 매니저에게 전화해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홉킨스는 “그날 시계를 봤을 때 정확히 밤 11시였다”며 “가장 소름 끼치는 것은 그 순간 어떤 깊고 낮은 목소리가 나에게 ‘이제 다 끝났어,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니까 절대 잊지 마’라고 속삭였다”고 했다. 이어 “그 목소리를 듣고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며 “49년째 금주 중이고, 아직 현실 속 ‘지금’에 머문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홉킨스는 영화 ‘양들의 침묵(1991)’ ‘한니발(2001)’ ‘두 교황(2019)’ 등에 출연해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양들의 침묵’으로 여러 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런 그가 과거 겪었던 알코올 중독은 어떤 증상을 일으킬까?
알코올 중독의 정확한 명칭은 ‘알코올 사용장애’다. 술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조절이 안 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중독된 것일 수 있다. 알코올 중독이 의심된다면 ‘CAGE(케이지)’ 테스트로 자가진단할 수 있다. ‘CAGE’ 테스트는 ▲술을 끊거나 줄이려는 시도를 해봤다(Cut) ▲주변에서 술과 관련한 잔소리를 해 짜증을 낸 적이 있다(Annoyed) ▲음주 후 죄책감을 느낀 적이 있다(Guilty drinking) ▲해장술을 마신 적이 있거나 정신을 차리기 위해 술을 마신 적 있다(Eye-Openeer) 등 총 4가지의 질문으로 구성됐다. 질문 중 한 가지라도 해당한다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이외에도 몸이 아프거나 중요한 업무가 있는 등 술을 마시면 안 되는 상황에서도 술을 마신다면 알코올 중독일 수 있다. 음주 후 기억이 자주 사라지는 경우도 알코올 중독의 신호일 수 있다.
알코올 중독이 의심된다면 가급적 빨리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게 좋다. 알코올은 간, 심장, 뇌 등 신체 전반에 해로워서 알코올 중독을 방치하면 중증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 알코올 중독을 판정받은 사람 중 신체적 금단 증상이 심하다면 제독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 술을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후 상담 치료를 진행하며, 환자에 따라 먹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홉킨스처럼 오랜 기간 술을 끊으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시화병원 신장내과 최창균 과장은 “금주 직후부터 간의 해독 기능이 회복되고 혈당과 혈압이 안정된다”며 “일주일 정도 지나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피부와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다만 중독은 오랜 기간 걸쳐 특정 대상을 좋아하게 된 것이라 단기간에 치료하기 힘들다. 따라서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술을 대체할 다른 취미 등을 찾아야 하며, 평생 술에 대한 욕구를 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