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는 방에 암막 커튼을 달았고, 별다른 소음이 없는데도 잠을 푹 자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한 번쯤은 실내 공기 질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방안의 이산화탄소(CO2) 농도가 짙으면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
일본과 덴마크 그리고 중국 합동 연구팀은 수면 공간의 공기 질이 수면이 질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팀은 수면 환경과 수면의 질 사이 관계에 관한 논문 17개와 이들 논문에 포함된 22개의 실험 결과를 분석했다. 수면 공간을 잘 환기하지 않아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상승하면 수면이 질이 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분석 결과, 자는 공간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수치가 850ppm을 넘지 않을 때까지만 수면의 질이 방해받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연구팀은 센서로 측정한 농도가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 수치를 양질의 수면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 기준’으로 활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더 낮은 800ppm을 수면 공간 관리를 위한 이산화탄소 수치 상한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봤다.
이산화탄소 수치를 이 상한선 내로 유지하려면 방 안에 있는 사람 한 명마다 초당 8L의 신선한 외부 공기가 공급돼야 한다. 이는 한 사람이 25m³ 크기의 침실에 있을 때 적어도 시간당 한 번은 방 안 전체를 환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같은 크기의 공간에 두 사람이 있을 경우 30분에 한 번꼴로 전체 환기가 필요하다. 자다가 일어나 환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실내 환기 장치를 가동할 것이 권장된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건축 환경 과학과 기술(Science and Technology for the Built Environment)’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