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수면제 성분으로도 쓰인다. 그러나 천식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멜라토닌은 숙면을 돕는다. 우리 몸의 생체리듬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달라진다. 밤에 분비량이 많아지며 심부체온을 낮춰 수면을 유도한다. 이러한 이유와 더불어 부작용 역시 경미해 수면제나 건강기능식품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런데 천식 환자는 멜라토닌 성분을 섭취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멜라토닌이 우리 몸에서 작용하는 원리가 천식이 나타나는 기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도호쿠대의 연구에 따르면 외부로부터 유입된 멜라토닌은 혈중 멜라토닌과 달리 기도 평활근에 있는 멜라토닌 M2 수용체를 활성화해 기관지 수축을 촉진한다. 게다가 멜라토닌 복용은 천식 치료에 사용되는 기관지 확장제인 베타-아드레노셉토 작용제의 효과까지 떨어뜨린다. 천식 역시 기도 평활근이 수축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러므로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 천식 환자가 멜라토닌 수면제를 과다하게 복용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한편, 천식과 별개로 멜라토닌은 심한 불면증에는 효과가 없다. 멜라토닌이 수면에 좋은 몸 상태를 만드는 호르몬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멜라토닌 수면제는 수면 리듬이 불규칙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도제 정도로 봐야 한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과다 섭취하면 수면 패턴이 망가지거나 두통, 현기증, 설사 등을 겪을 수 있다. 심한 불면증을 겪고 있다면 의사와 상담한 뒤 뇌와 중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는 졸피뎀이나 트리아졸람을 처방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