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명의 톡톡’ 명의 인터뷰
‘유방암 명의’ 중앙대 광명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안복 교수

‘암’이지만 ‘완치’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암이 있다. 바로 유방암이다. 한때는 여성에게 가장 두려운 병이었지만, 지금은 생존율 90%를 넘는 대표적 ‘극복형 암’으로 꼽힌다. 촘촘한 국가검진 체계와 국내 의료진들의 뛰어난 실력으로 치료 성적은 미국보다 좋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5년 이후면 재발률이 낮아지는 다른 암과 달리 유방암은 재발 가능성이 10년이 지나서까지 이어진다. 그만큼 추적관찰 기간도 길다. 유방암의 치료 전략에 대해, 중앙대 광명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안복 교수에게 물었다.
-최근 국내 유방암 통계에서 두드러지는 점이 있다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2022년 기준 연간 발생 환자는 약 3만5000명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보다 6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또한 발병률이 60대부터 증가하는 해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40대 후반~50대 초반 발병이 가장 많다. 폐경 이전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인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발병 연령은 점점 늦춰지는 추세다.”
-최근 국내 유방암 통계에서 두드러지는 점이 있다면?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2022년 기준 연간 발생 환자는 약 3만5000명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보다 6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또한 발병률이 60대부터 증가하는 해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40대 후반~50대 초반 발병이 가장 많다. 폐경 이전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인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발병 연령은 점점 늦춰지는 추세다.”

-유방암 환자가 급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생활습관의 서구화가 큰 요인이다. 고지방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비만 등 과거에는 없거나 적었던 요인들이 등장했다. 또 유방암은 여성호르몬과 연관이 깊은데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출산 횟수와 모유 수유가 줄면서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진 것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변화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방암 발병률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 유방암 생존율은 어느 정도인가?
“전체 5년 생존율이 92~93%에 이르고, 1기 환자의 경우 98%에 달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생존율이 낮은 암으로 알려져 있는 췌장암, 폐암 등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이는 치료 옵션이 다양하고, 표준 치료가 잘 정립돼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기본은 수술이다. 여기에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표적치료, 면역치료가 조합된다. 유방암은 호르몬(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수용체와 HER2 유전자 발현 여부에 따라 네 가지 아형으로 나뉜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형은 항호르몬 치료를, HER2 양성형은 표적치료를, 모두 음성인 삼중음성형은 항암 또는 면역항암 치료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세포 특성과 병기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 ‘맞춤형 치료’가 원칙인 것이다.”
-수술 없이 약물치료만으로 완치되는 사례도 있다는데?
“생활습관의 서구화가 큰 요인이다. 고지방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비만 등 과거에는 없거나 적었던 요인들이 등장했다. 또 유방암은 여성호르몬과 연관이 깊은데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출산 횟수와 모유 수유가 줄면서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진 것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변화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방암 발병률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 유방암 생존율은 어느 정도인가?
“전체 5년 생존율이 92~93%에 이르고, 1기 환자의 경우 98%에 달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생존율이 낮은 암으로 알려져 있는 췌장암, 폐암 등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이는 치료 옵션이 다양하고, 표준 치료가 잘 정립돼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기본은 수술이다. 여기에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호르몬치료, 표적치료, 면역치료가 조합된다. 유방암은 호르몬(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수용체와 HER2 유전자 발현 여부에 따라 네 가지 아형으로 나뉜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형은 항호르몬 치료를, HER2 양성형은 표적치료를, 모두 음성인 삼중음성형은 항암 또는 면역항암 치료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세포 특성과 병기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 ‘맞춤형 치료’가 원칙인 것이다.”
-수술 없이 약물치료만으로 완치되는 사례도 있다는데?
“항암·표적·면역 치료의 발전으로 약물치료 후 영상 검사 결과, 완전 관해가 확인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긴 하다. 실제 임상에서도 ‘수술이 꼭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영상에서 보이지 않더라도 현미경 수준에서 암세포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잔존 세포가 재발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수술을 생략했을 때 장기 생존 데이터가 매우 빈약하다. 현재로서 수술은 필수라고 볼 수 있다.”
-유방 부분절제와 전절제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종양의 크기보다는 유방 조직에서 종양이 차지하는 비율이 중요하다. 예컨대 같은 3cm 종양이라도 유방이 작은 경우 전절제가 필요하지만, 유방이 크면 부분절제가 가능하다. 이외에 암이 여러 부위에 흩어져 있거나 BRCA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엔 전절제가 권장된다. 최근엔 피부를 보존하고 보형물이나 자가 조직으로 재건하는 ‘피하전절제’가 늘고 있다.”
-재건은 수술과 동시에 이뤄지나?
“그렇다. 과거에는 유방을 모두 절제하면 복원이 어려웠다. 심미적인 이유로 스트레스 받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피부를 최대한 보존하고, 내부 조직만 제거한 뒤 보형물이나 자가 조직으로 채워 자연스럽게 복원한다. 전절제술의 경우에도 피부, 유두-유륜을 보존하고 즉시 재건술을 함께 시행해 환자의 신체적, 심리적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 유방암 수술에서 유방보존수술이 전체 유방암 수술의 약 70%를 차지하며,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약 70% 이상이 유방 전절제술과 동시에 유방 복원술을 받고 있다.”
-수술과 함께 항암, 방사선치료를 병행한다면 순서가 어떻게 되나?
“항암치료는 시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수술 전에 시행하면 ‘선행 항암치료’, 수술 후 시행하면 ‘보조 항암치료’다. 선행 항암치료는 종양이 커서 수술이 어렵거나, 유방 보존을 위해 종양을 줄일 때 적용한다. 특히 HER2 양성형이나 삼중음성형은 최근 선행 항암·면역치료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방사선치료는 일반적으로 수술과 항암치료 후에 진행한다. 두 치료를 동시에 하면 부작용이 증가하므로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선행 항암치료의 장점은 무엇인가?
“선제적으로 항암치료를 진행하면서 2~3주기마다 유방초음파나 MRI로 반응을 평가한다. 암 크기가 줄어들면 같은 약제를 유지하고, 효과가 없으면 조기 중단 후 수술로 전환한다. 선행 항암치료의 장점은 항암제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술 후 항암치료는 이런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치료 전략을 미리 조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수술 후 림프부종을 두려워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그렇다. 유방암 수술 시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는 경우 20~40%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림프계가 손상돼 발생하기도 한다. 림프부종은 일단 발생하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관리가 최우선이다. 감염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고 림프액 순환을 위해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암세포가 가장 먼저 도달하는 림프절(감시 림프절)만 절제해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전이가 없다면 나머지 림프절은 보존해 림프부종을 줄이려는 시도가 자리 잡았다.”
-유방암은 재발률이 높다고 여겨지는데?
“치료 후 5년 이내의 재발률은 전반적으로 6%에서 20% 정도로 보고된다. 다른 암과 비교했을 때 높지 않음에도 높은 것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생존율이 높아서다. 차라리 유방암은 재발 시점이 길고 늦게까지 가는 암이라고 보는 게 맞다. 10년 이상의 장기 추적관찰과 재발을 막기 위한 전략이 중요하다.
재발 예방 전략은 ‘개별화된 보조치료’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형에는 항호르몬 요법을 5년 이상 적용하고, HER2 양성형에는 1년여 간 표적치료를 시행하는 등 유방암의 아형에 따라 수술 후에도 맞춤 치료를 적용한다. 아울러 체중 관리, 운동, 균형 잡힌 식사와 같은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특히 비만은 유방암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만큼 체중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국내 유방암 치료 환경의 강점과 한계는 무엇인가?
“한국 의료진의 수준은 세계 최고다. 미국보다 유방암 전체 생존율이 2~3%포인트 더 높다. 또한 의료보험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비교적 적다. 다만 4기 환자를 위한 신약은 급여 기준이 까다로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또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의료 전달체계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유방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유방암은 치료 성적이 가장 좋은 암 중 하나다. 진단받았을 때 좌절감은 이해하지만 거기에만 사로잡혀 있을 필요는 없다. 의료진의 치료 계획을 신뢰하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따라가면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 긴 산행을 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처음에는 정상까지 너무 멀게 느껴지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결국 정상에 오르게 된다.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오늘의 한 걸음을 잘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 부분절제와 전절제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종양의 크기보다는 유방 조직에서 종양이 차지하는 비율이 중요하다. 예컨대 같은 3cm 종양이라도 유방이 작은 경우 전절제가 필요하지만, 유방이 크면 부분절제가 가능하다. 이외에 암이 여러 부위에 흩어져 있거나 BRCA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엔 전절제가 권장된다. 최근엔 피부를 보존하고 보형물이나 자가 조직으로 재건하는 ‘피하전절제’가 늘고 있다.”
-재건은 수술과 동시에 이뤄지나?
“그렇다. 과거에는 유방을 모두 절제하면 복원이 어려웠다. 심미적인 이유로 스트레스 받는 환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피부를 최대한 보존하고, 내부 조직만 제거한 뒤 보형물이나 자가 조직으로 채워 자연스럽게 복원한다. 전절제술의 경우에도 피부, 유두-유륜을 보존하고 즉시 재건술을 함께 시행해 환자의 신체적, 심리적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 유방암 수술에서 유방보존수술이 전체 유방암 수술의 약 70%를 차지하며,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약 70% 이상이 유방 전절제술과 동시에 유방 복원술을 받고 있다.”
-수술과 함께 항암, 방사선치료를 병행한다면 순서가 어떻게 되나?
“항암치료는 시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수술 전에 시행하면 ‘선행 항암치료’, 수술 후 시행하면 ‘보조 항암치료’다. 선행 항암치료는 종양이 커서 수술이 어렵거나, 유방 보존을 위해 종양을 줄일 때 적용한다. 특히 HER2 양성형이나 삼중음성형은 최근 선행 항암·면역치료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방사선치료는 일반적으로 수술과 항암치료 후에 진행한다. 두 치료를 동시에 하면 부작용이 증가하므로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선행 항암치료의 장점은 무엇인가?
“선제적으로 항암치료를 진행하면서 2~3주기마다 유방초음파나 MRI로 반응을 평가한다. 암 크기가 줄어들면 같은 약제를 유지하고, 효과가 없으면 조기 중단 후 수술로 전환한다. 선행 항암치료의 장점은 항암제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술 후 항암치료는 이런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치료 전략을 미리 조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수술 후 림프부종을 두려워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그렇다. 유방암 수술 시 겨드랑이 림프절을 절제하는 경우 20~40%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림프계가 손상돼 발생하기도 한다. 림프부종은 일단 발생하면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관리가 최우선이다. 감염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고 림프액 순환을 위해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암세포가 가장 먼저 도달하는 림프절(감시 림프절)만 절제해 전이 여부를 확인하고, 전이가 없다면 나머지 림프절은 보존해 림프부종을 줄이려는 시도가 자리 잡았다.”
-유방암은 재발률이 높다고 여겨지는데?
“치료 후 5년 이내의 재발률은 전반적으로 6%에서 20% 정도로 보고된다. 다른 암과 비교했을 때 높지 않음에도 높은 것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생존율이 높아서다. 차라리 유방암은 재발 시점이 길고 늦게까지 가는 암이라고 보는 게 맞다. 10년 이상의 장기 추적관찰과 재발을 막기 위한 전략이 중요하다.
재발 예방 전략은 ‘개별화된 보조치료’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형에는 항호르몬 요법을 5년 이상 적용하고, HER2 양성형에는 1년여 간 표적치료를 시행하는 등 유방암의 아형에 따라 수술 후에도 맞춤 치료를 적용한다. 아울러 체중 관리, 운동, 균형 잡힌 식사와 같은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특히 비만은 유방암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만큼 체중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국내 유방암 치료 환경의 강점과 한계는 무엇인가?
“한국 의료진의 수준은 세계 최고다. 미국보다 유방암 전체 생존율이 2~3%포인트 더 높다. 또한 의료보험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비교적 적다. 다만 4기 환자를 위한 신약은 급여 기준이 까다로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또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의료 전달체계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유방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유방암은 치료 성적이 가장 좋은 암 중 하나다. 진단받았을 때 좌절감은 이해하지만 거기에만 사로잡혀 있을 필요는 없다. 의료진의 치료 계획을 신뢰하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따라가면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 긴 산행을 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처음에는 정상까지 너무 멀게 느껴지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결국 정상에 오르게 된다.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오늘의 한 걸음을 잘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이안복 교수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중앙대 광명병원 외과장 겸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이자 한국유방암학회,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대한종양외과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유방암학회 편집위원회 부편집장과 임상시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유방암의 맞춤형 치료, 내시경·로봇수술, 항암·표적치료 반응 예측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The Breast’ 등 국제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2018년 국제유방암학회(GBCC) 우수포스터상과 2021년 두산연강외과학술상과을 수상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중앙대 광명병원 외과장 겸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이자 한국유방암학회,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대한종양외과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한국유방암학회 편집위원회 부편집장과 임상시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유방암의 맞춤형 치료, 내시경·로봇수술, 항암·표적치료 반응 예측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The Breast’ 등 국제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2018년 국제유방암학회(GBCC) 우수포스터상과 2021년 두산연강외과학술상과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