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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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계 미국인 61세 남성의 병원 입원 1일차 다리 상태. 왼쪽 다리에 출혈성 물집을 동반한 염증이 심각한 모습./사진=큐레우스
세균 감염에 의해 다리가 심각하게 괴사,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에 이른 60대 미국 남성 사례가 해외 저널에 보고됐다.

미국 미시시피대 의료센터(University of Mississippi Medical Center) 의료진은 61세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A씨가 집에서 낙상(落傷) 사고를 당해 응급실을 찾았다고 밝혔다. 남성은 당뇨병, 말초신경병증(말단 장기를 중추신경계와 연결하는 신경망에 손상이 생긴 것), 고혈압, 만성 림프부종(림프관에 수분이 축적돼 생긴 부종) 과거력이 있었다.

검사 결과, 남성은 전신 근력이 약화된 상태였고 사지마비 증상이 있었다. 그는 “일주일 전부터 왼쪽 다리 색이 어둡게 변했고, 부기와 압통, 물집이 생겼다”며 “짙은 붉은색 체액이 물집에서 흘러나왔다”고 했다. 왼쪽 다리 증상이 특히 심각했다. 출혈을 동반한 물집이 많았고 부기도 상당했다.

남성을 입원시킨 후 소변과 체액 등을 검사한 결과, 각종 세균이 검출됐다. 대표적인 것이 비브리오 플루비알리스(Vibrio fluvialis)였다. 비브리오 플루비알리스는 해안에서 주로 발견되는 병원성 세균이다. 사람에게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오염된 어패류 섭취를 통해 감염되며 식중독을 일으킨다. 감염됐을 땐 위장염, 설사 등을 겪는 게 일반적이지만, 괴사성 근막염, 간농양, 담관염, 폐렴, 복막염 등 그밖의 심각한 증상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남성에게는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항생제 주사가 처방됐다. 하지만 상태는 점점 심해져 다균성 패혈증(혈액을 통해 전신 감염이 이뤄지는 질환) 발생 우려가 있었다. 여기에 급성 신장 손상이 생겨 혈액 투석이 필요했고, 왼쪽 다리 상처와 부종이 계속 악화됐다.


결국 남성은 쇼크 상태에 빠져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잠시 상태가 나아졌지만, 왼쪽 다리에 광범위한 괴사가 발생하면서 무릎 위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장기 재활 시설로 옮겨졌지만 입원 3일차에 갑작스러운 저혈압, 의식 변화가 생겼고 며칠 후 각종 합병증이 한꺼번에 찾아오면서 사망했다.

의료진은 “남성 사망의 핵심 원인은 비브리오 플루비알리스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이라며 “환자는 입원 전 해산물에 직접 노출되거나 이를 섭취한 적 었다고 했지만, 그가 일하던 식당에서 해산물 요리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환자가 해안 지역에 거주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확실한 결론을 내리진 못했지만 이런 이유들로 남성이 비브리오 플루비알리스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균이 다리 괴사를 빨리 악화할 정도로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비브리오 플루비알리스는 손 씻기, 위생적으로 음식 조리하기, 하수처리시스템 등 적절한 위생조치로 예방할 수 있다. 특히 가열하지 않고 날로 먹는 음식을 주의하고 물이 오염되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이 사례는 ‘큐레우스’ 저널에 지난 14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