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굴에 풍부한 아연은 새로운 면역세포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미네랄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감기와 독감이 유행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많은 사람이 비타민C 보충제나 꿀·레몬·생강차를 찾지만, 전문가들은 “면역력은 한 가지 영양소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9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면역학자인 제나 마키오키 박사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약 70%가 장에 존재한다”며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강한 면역력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타민 C·D·A뿐 아니라 아연, 철, 마그네슘, 셀레늄 같은 미네랄이 모두 면역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특정 영양소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스트레스, 수면 부족, 운동 부족, 과음은 아무리 좋은 영양소를 섭취해도 면역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소개한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대표 음식 다섯 가지다.

◇비타민C 풍부한 과일, 감기 지속 기간 줄여
감기에 걸렸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영양소는 비타민C다. 마키오키 박사는 “건강한 사람에게 비타민C가 감기를 완전히 막아주진 않지만, 꾸준히 섭취하면 감기에 걸렸을 때 증상 지속 기간과 강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영양학자 캐리 럭스턴 박사는 “하루 한 잔의 100% 오렌지주스가 장기적으로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며 “오렌지주스 한 잔만으로도 하루 권장 섭취량의 80% 이상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루 200mg 이상의 비타민C 섭취를 권장하지만, 평균 섭취량은 70~80mg 수준에 불과하다.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키위, 딸기, 파프리카, 자몽, 시금치 등이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비타민C 보충제를 500~1000mg 정도, 일주일가량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거트·발효식품, 장 건강이 곧 면역력
면역력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핵심 영양소는 비타민D와 A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자 다니엘 데이비스 교수는 “비타민A는 면역세포 형성과 점막 방어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마키오키 박사는 “요거트, 치즈, 김치, 케피어 같은 발효식품은 장내 미생물 균형을 돕고 면역세포 반응을 안정화시킨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탠퍼드대 의대 연구에서도 10주간 발효식품을 섭취한 사람들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증가하고 염증 수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거트 한 컵에는 비타민A 약 250㎍이 들어 있으며, 이는 성인 하루 권장량(남성 700㎍, 여성 600㎍)의 3분의 1수준이다. 마키오키 박사는 “하루 한 컵의 요거트만으로도 장내 균형을 유지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어·고등어, 비타민D 채워 감염 방어
비타민D는 ‘면역력의 숨은 열쇠’로 불린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는 항균 단백질 생성을 촉진하고,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해 감염 방어력을 높인다. 럭스턴 박사는 “겨울철 영국인의 3분의 1은 비타민D 결핍 상태”라며 “연어, 고등어, 정어리 같은 등푸른 생선을 자주 먹고, 가을부터 봄까지는 비타민D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비타민D는 달걀, 유제품, 강화 시리얼에도 들어 있지만, 연어 한 토막만으로도 하루 필요량의 절반 이상을 충족할 수 있다.


◇굴, 아연으로 면역 강화
아연은 새로운 면역세포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미네랄이다. 특히 감기 초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100g의 생굴에는 아연 16.6mg이 들어 있어 하루 권장량을 거의 충족할 수 있다. 럭스턴 박사는 “감기에 걸렸다면 2주 정도 아연 보충제나 종합 미네랄제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연은 해산물, 닭고기, 콩류, 견과류, 달걀 등에도 풍부하다. 아연이 부족하면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지고, 회복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

◇붉은 살코기, 철분과 단백질로 기초 체력 유지
럭스턴 박사는 “붉은 살코기는 단백질, 비타민B군, 철분, 아연이 풍부해 면역력을 지탱하는 중요한 식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철분은 혈액 속 산소 운반과 면역세포 기능에 필수적이다. 특히 여성의 10명 중 1명은 철분 결핍 상태로,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감염 취약 증상이 나타난다. 다만, 붉은 고기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 위험을 높이므로, 적당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철분은 콩(강낭콩, 병아리콩 등), 견과류, 달걀, 말린 과일, 강화 시리얼에도 들어 있으며,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과일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한편, 'The Science of Nutrition'의 저자이자 영양사 리아논 램버트는 “감기든 독감이든, 면역체계가 제 기능을 하려면 충분한 에너지와 수분이 필요하다”며 “평소처럼 많이 먹을 필요는 없지만, 식욕이 없더라도 가능한 한 영양가 있는 음식을 조금씩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