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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중국이 AI(인공지능) 신약 개발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바이오기업과 AI기업들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 또한 AI 관련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AI 의료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다.

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SDIC증권은 중국 AI 제약 시장이 2019년 7000만위안(한화 약 138억원)에서 2023년 4억1000만위안(808억원)으로 연평균 57.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제약 AI 시장이 2024년 29억2000만달러(4조1000억원)에서 2025년 38억달러(5조3000억원)로 연평균 30.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세라고 볼 수 있다. 중국 리드레오 연구소는 “단기간 내 전임상·초기 임상 설계 수요가 급증하고, 데이터·컴퓨팅 인프라와 합성생물학·로보틱스 자동화의 결합이 시장 잠재력을 증폭시킬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은 생성형 AI 기반 분자 설계와 단백질·항체 엔지니어링, 로보틱스·자동화 등 핵심 기술 적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신약 개발 기업들은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파트너십을 통해 초기 진입을 넘어 본격 편입 단계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올해 시네론바이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최대 34억달러(4조77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으며, 중국계 창업자가 주도하는 AI 단백질 설계 기업 헬릭손테라퓨틱스의 계열사 에아렌딜랩스 또한 사노피와 AI 기반 차세대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최대 18억달러(2조 5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중국·미국 기반 AI기업 크리스탈파이는 미국 도브트리와 최대 59억9000만달러(한화 8조4000억원) 규모의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보고서는 “중국 기업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에서 시작해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연구·개발, 대규모 기술 수출 등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며 “시네론–아스트라제네카, 헬릭손–사노피, 크리스탈파이–도브트리 사례와 같은 대형 계약을 넘어, 임상시험을 설계·운영하는 단계까지 중국 기업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국 AI 제약 시장의 성장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 지난해 11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보건·의료(위생건강) 산업 AI 응용 시나리오 참고 지침’에서 ‘AI 제약·약사 서비스’와 ‘AI 지원 임상시험’을 우선 영역으로 명시했고, 중국 지방 정부 또한 AI 의료 응용 거점 구축 로드맵을 제시했다.

다만, 아직 전세계적으로 AI 기반 신약의 허가 승인 품목은 부재하며, 중국 역시 임상·허가 단계의 실증이 필요하다. 실제 중국 AI 신약 기업들의 다수 계약은 여전히 전임상 단계 중심이다.

보고서는 “중국 AI 신약 개발 시장은 전임상 설계·최적화, 임상 기획 단계의 AI 내재화, 생성형 모델·단백질 설계·멀티모달 데이터 통합의 상용화를 축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며 “승인 품목 부재, 데이터 품질, 규제 일관성, ROI(투자 대비 효과) 검증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