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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이 어린이의 시력 저하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기오염이 어린이의 시력 저하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 대기생지화학과 종보 스(Zongbo Shi) 교수는 중국 톈진 지역의 약 3만 명 어린이를 대상으로 유전·생활습관·환경 요인을 기계학습 모델로 분석하며, 대기오염과 시력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아이들의 시력에는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공기 질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미세먼지(PM2.5)와 이산화질소(NO₂)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이 근시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시는 먼 곳은 흐릿하게 보이고 가까운 사물은 선명하게 보이는 시력 이상이다. 특히 ‘청정 공기’ 조건을 가정했을 때 초등학생의 시력이 중·고등학생보다 약 두 배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생활습관도 영향을 줬다. 수면 부족과 과도한 스마트폰·태블릿 사용은 근시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팀은 "유전적 요인처럼 바꿀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생활습관은 조정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대기오염을 줄이면 아이들의 시력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연구에서도 대기오염이 안구 염증을 악화시키거나 근시 진행을 촉진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신중히 바라봤다. 오하이오주립대 시과학도널드 머티 교수는 “그동안 야외활동 시간이 근시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중요도가 낮게 나타났다”며 “이 같은 비전통적 접근이 다른 결론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구 저자인 스 교수는 “공기 질을 개선하면 심혈관·호흡기 질환 예방뿐 아니라 시력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아이들의 눈 건강을 위해서라도 대기오염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림과학원회보(PNAS Nexu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