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피적 척추 압박골절 보강술

노년기, 척추 골절 시 사망 위험 높아져
척추성형술·풍선술, 장·단점 명확해
'척추 압박골절 보강술', 시술 한계 보완

국소 마취 가능… 기저질환자도 시행
시술 前 골절 시점, 원인 등 종합적 평가
추가 골절까지 고려해 치료 계획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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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mm는 연구에서 전체 척추체 높이의 10% 이상으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다. 인접부 골절률 또한 경피적 척추 압박골절 보강술이 풍선성형술 대비 약 50% 낮았다. /그래픽=김민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령자는 작은 충격에도 척추가 쉽게 부러질 수 있다.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심한 통증으로 거동이 어려워지며, 특히 고령자는 움직이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서 지내는 와상 상태에 접어드는 시점부터 급격히 쇠약해지고 사망 위험이 커진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신동아 교수는 "한 번 골절이 생기면 다음 골절이 올 확률이 높고, 요추 골절 후 대퇴골 골절이 뒤따르는 경우도 많다"며 "추가 골절이 연이어 오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회복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1차 의료기관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약물 치료로도 골절이 회복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티타늄 소재의 임플란트를 사용한 새로운 시술법을 활용하는 추세다. 기존 시술법의 한계를 보완한 방식으로, 척추 복원력이 높고 시술 부담이 적다고 평가받는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김중호 과장은 "임플란트로 직접 높이를 들어올린 뒤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시멘트를 주입하기 때문에 복원력과 지속성이 기존 시술 대비 우수하다"고 했다.

척추 골절, 약 효과 없으면 시술 필요

척추 압박골절은 척추가 부러지면서 뼈가 주저앉듯 무너지는 질환이다. 60~70대 이상 고령 환자가 많고,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남성보다 자주 척추 압박골절을 경험한다.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사망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져 근육이 빠지고 ▲심부정맥 혈전증·폐색전증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심폐 기능이 떨어져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 만큼 적극적인 조기 치료가 권장된다. 자연 회복되는 경우도 있어 2~3주가량 진통제·골다공증 치료제를 먼저 사용하며, 3주가 지나도 낫지 않는 환자에게는 척추 복원 시술을 시행한다.

기존 척추 복원 시술에는 크게 '척추성형술'과 '풍선척추성형술'이 있다. 척추성형술은 국소 마취 후 부러진 척추체 내부에 골시멘트를 주입해 굳히는 방식이며, 풍선척추성형술은 골절 부위에 작은 풍선을 넣고 부풀려 공간을 만든 후 그 안에 시멘트를 채워 넣어 높이를 복원하는 시술이다.

두 시술 모두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척추성형술은 간단하고 통증 완화 효과가 빠른 대신, 척추체 높이나 각도는 복원하지 못한다. 풍선척추성형술의 경우 높이 복원은 가능하지만, 풍선을 빼는 순간 일부 높이가 다시 주저앉을 수 있다. 풍선 사용 후 드물게 뒤쪽 뼈가 밀려나 신경을 누르는 합병증이 보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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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외과 김중호 과장. /정하림 헬스조선 객원 기자
의료진이 직접 뼈 높이 조절… 회복력 높아

최근에는 기존 시술법의 한계를 보완한 '경피적 척추 압박골절 보강술'이 주목받고 있다. '스파인잭'이라는 상하축 확장형 임플란트를 삽입해 높이를 확보하고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임플란트가 위아래로만 확장되면서 척추체를 벌려주기 때문에 정밀한 해부학적 복원이 가능하다. 복원한 기구를 그대로 남겨 두기 때문에 풍선을 뺀 뒤 다시 꺼지는 문제도 없다.

신동아 교수는 "경피적 척추 압박골절 보강술은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안정성과 장기 유지력 또한 뛰어나다"며 "실제 임상에서도 환자 예후가 좋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파인잭은 레버를 한 바퀴 돌릴 때마다 높이가 1㎜씩 올라간다. 의료진은 시술 시 X-ray 사진을 보며 목표로 하는 높이를 직접 맞춘다. 40분 내외의 시간 동안 계획한 높이에 맞게 정확한 복원이 가능하다. 임플란트 구조상 시멘트가 중앙부로 균일하게 흘러가도록 설계돼 있어 시멘트 누출 우려가 적고, 사용하는 시멘트의 양 또한 4~6cc로 풍선척추성형술(8~10cc) 대비 적어 안전하다. 상처·출혈이 크지 않아 감염률도 낮다. 마취는 전신·국소 마취 모두 가능하며, 전신마취가 어려운 기저질환 보유 환자들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김중호 과장은 "시술을 진행한 다음 날부터 바로 앉기·서기·보행 등 일상생활이 가능해진다"며 "이론적으로는 당일 퇴원도 가능하나, 대부분 하루 정도 경과를 보고 퇴원한다"고 말했다.

높은 복원력을 보여주는 실제 시술 사례도 쌓이고 있다. 김중호 과장이 지난 4월 집도한 70대 여성 환자는 요추 1번 뼈가 약 60% 무너져 시술이 필요했다. 의료진은 해당 환자에게 경피적 척추 압박골절 보강술을 시행했고, 그 결과 목표한 뼈 높이를 복원했으며 2개월 후에도 뼈 높이를 유지했다. 김 과장은 "시술 후 등이 펴지고 키가 회복되면서 통증이 크게 줄었고, 보행도 개선됐다"며 "시술 전에는 보행기에 의존해야 했지만, 이후 가까운 거리를 스스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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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신동아 교수.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 기자
환자 상태 고려해 '맞춤 시술' 계획 짜야

모든 환자가 경피적 척추 압박골절 보강술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골절 후 3개월 이상 지난 만성 환자는 이미 뼈가 굳어 있어 시술이 효과적이지 않다. 기존 시술법 대비 이상 사례 발생 위험이 낮지만 드물게 인접부 골절 우려가 있고, 의료진의 수술기법이 미숙할 경우 시멘트 누출이나 신경 손상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시술을 위해서는 시술 전 환자의 골절 상태와 전신마취 가능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해 맞춤형 시술 계획을 세워야 한다. 환자들이 시술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기대하지 않도록 명확한 설명도 필요하다.

신동아 교수는 "시술 전 골절 발생 시점과 이유, 전신 상태, 추가 골절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며 "시술이 노화를 막아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생활 습관 관리가 동반되지 않으면 다시 골절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도 반드시 설명한다"고 말했다.


노인 '척추 압박골절',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고령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시력이 떨어지고, 신경계·근육·시각의 조화가 잘 맞지 않아 균형을 잡지 못한다. 이는 낙상·골절의 원인이 된다. 근력·인지력·시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골절로 인한 통증까지 겹치면 와상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움직이지 못하는 시점부터는 환자가 급격히 쇠약해지며, 장기 요양시설로 입소하는 비율도 높아진다.

부러진 척추를 그대로 놔둘 경우, 부러진 부분 근처의 인접 부위에 새로운 골절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흉추와 요추가 이어지는 부위인 흉추 11번~요추 2번 사이가 가장 많이 부러진다. 이 부위는 움직이는 척추와 움직이지 않는 척추가 만나는 연결 지점이기 때문에 압박이 집중된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신동아 교수는 "골절이 한 번 생기면 다음 골절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고, 요추 골절이 발생하고 나서 대퇴골 골절이 뒤따르는 경우도 많다"며 "추가 골절이 연이어 오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움직임이 줄면서 점점 회복이 어려워지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했다.

골절을 잘 치료해도 신경이나 근육 기능이 갑자기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재골절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밤에 화장실을 갈 때 조명을 켜고, 집 안 문지방을 없애거나 걸려 넘어질 만한 위험 요소를 줄여야 한다. 독거노인의 경우 넘어지고 한참 뒤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보호자의 관심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