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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보 노디스크 제공
노보 노디스크가 후속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카그릴린타이드’가 임상 3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다만, 기존 치료제인 위고비에 비해서는 효과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는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 중인 유럽 당뇨병학회 학술대회(EASD 2025)에서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카그릴린타이드의 임상 3상 시험 'REDEFINE 1'의 하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카그릴린타이드는 노보 노디스크에서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로, 주 1회 2.4mg씩 피하 주사한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인 위고비와 달리 아밀린 유사체로, 포만감을 주는 췌장 호르몬인 '아밀린'을 모방해 포만감을 유도한다. 아밀린 유사체는 초기 연구에서 근육 보존량이 GLP-1 계열 약제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GLP-1 계열 약물과 병용하는 방안으로도 연구 중이다.

REDEFINE 1은 당뇨병이 없으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을 보유한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카그릴린타이드 단독요법의 효능·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다.


연구에서 카그릴린타이드는 통계적으로 위약보다 유의미한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지만, 효과가 위고비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 68주차 기준 카그릴린타이드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11.8%로, 위고비의 임상 3상 시험 평균 체중 감소율인 13.7%에 못 미쳤다.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후기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1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카그릴린타이드 투여군의 31.6%가 15% 이상의 체중 감량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그릴린타이드의 내약성은 우수했고,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등 위장관 부작용이었다. 위장관 부작용은 대부분 경증~중등도 수준이었으며, 일시적으로 나타난 후 사라졌다. 메스꺼움으로 인해 카그릴린타이드 투여를 영구 중단한 비율은 1%였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앨라배마대 버밍햄 캠퍼스 의과대학 티모시 가비 교수는 "이 데이터는 카그릴린타이드가 체중 감량, 비만 관리, 건강 관련 목표 달성을 위한 흥미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는 카그릴린타이드의 개발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오는 4분기 카그릴린타이드의 또 다른 임상 3상 시험인 'RENEW'를 시작할 예정이다. 노보 노디스크 마틴 홀스트 랑게 부사장은 "앞으로 진행될 RENEW 연구에서 카그릴린타이드의 가능성을 더 심도 있게 연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