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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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0대 임산부가 피부에 이상 증상이 생겼고, 뒤늦게 기생충 감염이 원인인 것을 알게됐다./사진=임상사례보고저널
임신 중이던 일본 30대 여성이 출산이 임박해 기생충 감염 사실을 알게 된 사례가 해외 저널에 실렸다.

일본 미사와 시립병원 산부인과 의료진은 일본 32세 여성 A씨가 임신 37주에 왼쪽 윗배에 가려운 팽창성 발진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A씨는 처음에 국소 스테로이드를 발랐지만 낫지 않았다. 이에 피부과 검사를 시도했고, 문진 과정 중 매일 함께 식사를 한 가족 구성원이 ‘악구충증’을 진단받았다고 밝혔다. 악구충증은 기생충 유충(돼지악구충, 일본악구충 등)에 감염되는 질환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의 일종으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주로 보고되지만, 중국, 인도, 일본, 한국에서도 발생이 보고된 적 있다. A씨는 “지역의 계절 관습에 따라 여러 번 민물고기를 날로 먹었다”고 털어놨다. 악구충증은 민물고기, 개구리, 뱀 등을 날로 섭취했을 때 인체 내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의료진은 A씨가 임신 중이기 때문에 구충제 사용 없이 국소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로 증상을 치료하려 했지만 증상이 낫지 않고 점점 심해졌다. 의료진은 “악구충증을 방치하면 기생충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까지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알려졌다”며 “환자 동의 하에 구충제 이버멕틴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동물 실험에서 이버멕틴을 고용량 투여했을 때 기형 출산이 보고됐지만 A씨는 이미 임신 39주였기 때문에 위험이 낮아보였다”며 “이버멕틴 12mg을 1회 투여했다”고 했다.

다행히 이버멕틴 투여 이후 환자의 증상은 며칠 만에 나아졌고, 아기는 임신 40주 0일에 문제 없이 자연 분만됐다. 아기도 건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이버멕틴을 투여했을 때 임신 초기는 태아 장기 형성기라 기형 발생 위험이 있고, 임신 중기와 후기에는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며 “다행히 A씨는 태아 합병증 없이 구충제를 사용해 성공적으로 치료된 케이스로, 임신 중 악구충증 발생 사례로는 학계에 가장 처음 보고된 것”이라 설명했다.

임신부는 물론, 일반인들도 악구충증을 예방하려면 민물고기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지에 따르면 지난 2003년 미얀마 양곤에 사는 한국교민 모임에서 민물고기회를 먹고 38명이 집단적으로 악구층증에 감염된 사례가 있다.

A씨 사례는 ‘임상사례보고저널’에 지난 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