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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의 새 보건부 장관인 엘리자베스 란(48)은 이날 스톡홀름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무대에서 쓰러졌다. 란 장관은 다른 인사의 발언을 듣던 중 천천히 앞쪽으로 몸이 기울었고, 이내 연단과 함께 무너지듯 쓰러지는 모습이 생중계 화면에 그대로 포착됐다. 란 장관은 한동안 의식을 잃은 듯 바닥에 누운 채 일어나지 못했으며, 현장에서는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이뤄졌다.
잠시 후 다시 회견장으로 복귀한 란 장관은 “혈당 저하로 인해 쓰러졌다”며 “오늘은 정상적인 화요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혈당이 떨어지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남은 회견을 마무리했다. 부상이나 후속 진료 여부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저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공복 혈당이 50mg/dL 이하일 경우 저혈당으로 분류되지만, 사람마다 증상이 나타나는 기준은 다를 수 있다. 정상인의 경우 공복 혈당은 60~120mg/dL, 식후 2시간 이내에는 140mg/dL 이하로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혈당은 우리 몸, 특히 뇌의 주요 에너지원이다. 혈당이 너무 낮아지면 집중력 저하, 어지럼증, 시야 흐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발작, 실신, 혼수 상태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이나 혈당 강하제를 과다 복용했을 때 흔하게 발생한다. 비당뇨인도 식사를 거르거나,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거나 술을 마셨을 때 저혈당을 겪을 수 있다. 간이나 신장 기능이 약하거나, 특정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에도 저혈당 위험이 커진다. 2023년 발표된 인도 연구에 따르면, 저혈당은 단순한 일시적 증상을 넘어서 인지 기능 저하나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혈당 쇼크가 왔을 때는 의식 여부에 따라 대처 방법이 다르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사탕, 꿀, 콜라, 주스 등 빠르게 흡수되는 당분을 우선 섭취해야 하며, 15분 후에도 증상이 계속되면 추가 섭취가 필요하다. 이후 밥이나 빵 등 복합 탄수화물을 먹어 혈당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질식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음식이나 음료를 억지로 먹이려 해서는 안 된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가능하다면 글루카곤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글루카곤은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전환시켜 혈당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호르몬으로, 당뇨병 환자들은 종종 응급 키트 형태로 소지하기도 한다.
저혈당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고, 거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복 상태에서의 운동은 피하고 운동 전 간단한 간식을 챙기는 것이 좋다. 특히 공복 음주는 저혈당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반드시 식사를 함께 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슐린 사용자 등 고위험군은 혈당을 수시로 체크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고, 사탕이나 주스 등 응급 당분을 늘 휴대해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저혈당을 자주 경험하는 사람이라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도 응급처치 방법을 미리 공유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