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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자면서 10초 이상 숨을 못 쉬는 질환으로, 그대로 돌연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근 5년 사이 환자 수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수면 중 자세만 교정해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2018년 4만 5067명에서 2023년 15만 3802명으로 5년 새 약 3.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30~40대 남성, 50~60대 여성에서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뇌에 가는 산소 농도를 낮춰 각종 만성·중증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고혈압 발생 위험은 3배, 부정맥은 2~4배,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은 4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당뇨병이나 허혈성 심질환, 심부전, 성기능장애 위험도 키운다. 일부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에서도 급성 심정지 위험이 초대 76%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나타났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은 '양압기'다. 마스크로 기도에 압력을 넣어 수면 중 숨길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만, 수면 중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많아, 많은 환자가 사용을 포기한다.

최근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대안책으로 '옆으로 누워자는 자세'를 제시했다. 연구팀이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3843명을 분석했더니, 자세만 바꿔도 수면무호흡 증세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똑바로 누워 잘 때는 얕은 잠 단계인 렘수면에서 시간당 무호흡 횟수가 평균 50회가 넘었지만, 옆으로 누우면 그 수가 22회 수준으로 절반 이상 크게 줄었다. 깊은 잠에 빠졌을 때도 똑바로 누웠을 땐 시간당 무호흡 횟수가 평균 39회에 달했지만, 옆으로 누우면 15회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10명 중 7명에서 자세만 바꿔도 증상이 나아졌다.

연구팀은 똑바로 누우면 턱과 혀뿌리가 아래로 처지고 기도를 압박해 숨길이 막히는데, 옆으로 돌아누우면 턱과 혀가 옆으로 쏠려 기도가 덜 눌리기 때문으로 봤다. 턱과 혀가 쏠리는 방향이 바뀌면서 뒤쪽 기도 공간이 생겨, 숨쉬기 용이해진다.

수면무호흡을 개선하려면 먼저 정확히 본인의 증세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수면 중 '드르렁 컥'을 반복하는 패턴으로 코를 골거나, 자다가 갑자기 깨는 경험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수면다원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또 수면무호흡증의 주원인은 비만과 노화다. 비만하면 목 부위 지방이 축적돼 상기도가 좁아지면서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나이가 들어도 목과 기도 근육이 감소하고 목 주위 지방이 늘어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은 폐경 후 호르몬 변화로 수면무호흡증 위험이 약 세 배 증가한다.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면 자세 교정과 함께 생활 습관 교정이 필수다. 체중의 10%만 감량해도 수면무호흡 지수가 약 26%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금연, 금주와 수면제, 안정제 최소화 복용으로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수면 전 음주는 목 근육 힘을 저하시키고, 흡연은 기도를 자극한다.

다만, 수면 중 뒤척임으로 옆으로 자는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거나, 증상이 심각한 사람은 양압기와 함께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본인의 상황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