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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은 재발이 잦아 치료와 생활 관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초기에는 연고나 광선치료 등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중등도 이상 환자는 효과가 제한적일 때가 많아 최근에는 상급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그 중 경구제의 경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비교적 쉽게 활용할 수 있어 환자들의 질병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한다.

◇"약물 효과 높이려면 술·담배·격한 운동 자제해야"
건선은 특정 면역세포가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세포 증식과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자가면역질환이자, 한 번 발병하면 쉽게 완치되지 않는 만성 질환이다. 환자의 피부는 각질세포가 28일 주기로 탈락하는 정상 피부와 달리 이 주기가 7~10일로 급격히 짧아지며, 미처 탈락하지 못한 세포들이 피부 표면에 두껍게 쌓여 은백색 각질인 ‘인설’을 형성한다. 면역세포가 이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의료진들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 환자가 육안으로 단순 피부염·습진과 건선을 구분하기는 어려우며, 이 경우 병원을 찾아 조직 검사를 통해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기에는 무릎·팔꿈치·두피 등 압박·마찰이 잦은 부위에 마치 벌레에게 물린 듯한 붉은 돌기 형태로 증상이 나타나나, 심해지면 병변이 손바닥 크기만 한 판 형태로 나타나는 '판상 건선'으로 이어진다. 판상 건선은 전체 환자의 80~90%를 차지하며, 이보다 증상이 나빠질 경우 병변이 전신으로 퍼지기도 한다.

치료에는 주로 약물을 사용하는데, 약물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피부과의원 김용상 원장은 "건선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도 자극이나 상처를 받으면 해당 부위에 병변이 생기는 '쾨브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음주·흡연은 물론,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축구 등 격한 운동을 피하고, 머리를 부드럽게 감거나 스크럽 사용을 자제하는 등 피부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기 환자, 보편적 치료법 사용하지만… 지속 어려워"
초기 건선 환자에게는 주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연고, 국소 도포제, 광선치료 등 비교적 접근성이 높은 보편적 치료법을 먼저 고려한다. 이 중 스테로이드는 비교적 빠른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 증상을 낮춰 긁는 습관을 줄임으로써 치료를 유도한다.

다만, 이러한 보편적 치료법은 증상 개선 효과가 일시적일 때가 많으며, 스테로이드제의 경우 장기간 사용 시 피부 위축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병변이 신체 일부가 아닌 전신에 퍼진 중등도 이상의 환자들은 단순 항히스타민제나 연고만으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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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피부과의원 김용상 원장/사진=헬스조선DB
◇"1·2차 의료기관도 상급 치료제 도입… 치료 목표 높아져"
항히스타민제나 연고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는 '상급 치료'에 속하는 약제를 사용한다. 상급 치료란 주로 염증 유발 물질의 일종인 인터루킨(IL) 경로를 표적해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치료를 말하며, 빔젤릭스, 스카이리치, 코센틱스 등 생물학적 제제나 경구제인 소틱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경구제가 많은 의료진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 대비 비용 부담이 낮고 투여 편의성이 높아서다.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보험급여 적용 후에도 환자의 비용 부담이 큰 편이고, 의원 입장에서도 재고 관리·환자 수요 예측이 쉽지 않아 도입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경구제의 경우 약가가 생물학적 제제 대비 낮아 의원 입장에서도 더 선호하는 선택지다. 하루에 한 알 복용하는 특성으로 인해 환자들의 수요도 높다. 이에 생물학적 제제 대비 재고 관리가 수월해 최근에는 피부 전문 1·2차 의료기관에서도 소틱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기존 보편적 치료법에 3개월 이상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으며, 조건에 맞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을 경우 약가의 30%만 부담한다.


가까운 의원급 기관에서도 상급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건선 환자들의 치료 목표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김용상 원장은 "과거에는 최소한의 개선만을 목표로 삼았지만, 소틱투 사용 이후 환자 스스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느낄 정도의 의미 있는 개선이 가능해졌다"며 "주사제보다 경구제를 선호하는 환자가 많아 앞으로 건선 치료에서 활용도와 치료 접근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