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건강 검진
현대인 질병 대부분 만성 질환·암
고위험군이라면 맞춤 검진 필요
사람마다 신체 경향 달라…알아야 예방
검진 결과로 최적화 관리 목표 수립

질병 고위험군, '개별화된 검진' 필요
건강 관리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 검진을 성실하게 받는 것부터 시작된다. 한국은 20~64세 의료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국가 건강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시력·청력·흉부 방사선·혈액·구강 검사 등 공통 검사 항목뿐 아니라 특정 성별 혹은 나이대에 특히 취약해지는 이상지질혈증·암 등에 관한 검사도 시행한다. 국민 다수를 대상으로 일괄 시행하는 검사지만,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남성은 24세부터 4년에 1회씩, 여성은 40세부터 4년에 1회씩 ▲위암의 경우 4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2년마다, 간암은 40세 이상이면서 고위험군인 경우 6개월에 한 번씩 받게 하는 등 어느 정도는 성별과 질환별 차이를 고려했다. 다만 이 방법이 수검자의 신체 조건에 딱 맞게 '개별화된' 검사라고 할 수는 없다. 김재화 원장은 "개개인은 모두 다른 몸을 가지고 있으므로, 성별이나 나이에 따른 획일화된 기준만으로 검진해서는 불필요한 검사를 더 받게 될 수도, 더 필요한 검사를 다 받아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가 특정 질병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맞춤형 검진 필요성이 더욱 커진다. 내가 취약한 질환에 관련된 검사는 타인에게 통상적으로 권유되는 시기보다 앞당겨 받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건강 관리 목표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따라야 할 때도 있다. 차움 차충근 진료부원장(차의과학대 소화기내과 교수)은 "심혈관 질환을 진단받은 가족 구성원이 있는 흡연자는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이므로, 고지혈증 예방 식단을 남들보다 더 엄격하게 따르거나,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를 통상적인 정상 수준보다 더 낮게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들이 아직 받지 않는 검사라도 나에게는 당장 필요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서 언급한 예시에서는 자신이 동맥 경화가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부터 확인해야 올바른 건강 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부원장은 "뇌혈관에 동맥 경화가 생겼는지는 '경동맥 초음파'로, 심장 관상 동맥에 동맥 경화가 생겼는지는 심장 혈관 CT (컴퓨터단층촬영)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맞춤 건강 검진, 전략적 건강 관리에 필수
맞춤형 건강 검진이 뒷받침되면 훨씬 효율적인 건강 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건강 검진을 통해 내 몸이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 미리 알아야 다가올 병을 피해 갈 방법을 건강할 때부터 모색할 수 있다. 예컨대, 심근 경색과 뇌졸중은 죽음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지만, 이 둘의 원인인 동맥 경화가 생기지 않도록, 동맥 경화 이전 단계인 고지혈증을 일찍이 관리함으로써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도 마찬가지다. 붉은 육류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대장암 발생 위험이 과거보다 많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상승하던 대장암 발생률은 최근 들어 건강 검진을 통한 조기 개입으로 한풀 꺾인 상태다. 차움 면역증강클리닉 오수연 교수는 "대장암은 대장 내시경 검사를 꾸준히 하면 발생을 95%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며 "본격적인 암으로 넘어가기 전에 내시경 검사를 하고, 암으로 발전할 여지가 있는 용종을 제거하면 암이 예방된다"고 말했다. 붉은 육류를 자주 먹는 편이라면 혈액 검사로 철분 수치도 한 번쯤 확인해보는 게 좋다. 몸속에서 산화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철분 수치가 일반적 수준보다 높게 나온다.
검진을 가까이하기 더없이 좋은 시대다. 이용자가 개별 검진실에 일일이 들르지 않고도 편하게 검사받을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예컨대, 차움은 '하이브'라는 1인 전용 검진 공간에 환자가 가만히 누워있으면, 전담 간호사의 1대 1 관리 아래 초음파, 위·대장내시경을 포함한 주요 검사를 모두 시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