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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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저속노안(低速老眼)’ 저자 차의과학대 스포츠의학대학원 홍정기 교수는 눈의 노화를 늦추는 운동법을 제안했다.​/사진=임민영 기자
디지털 시대 속에서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 컴퓨터 등으로 눈을 혹사시킨다. 느리게 나이 드는 ‘저속노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눈 건강에도 저속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출간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저속노안(低速老眼)’ 저자 차의과학대 스포츠의학대학원 홍정기 교수는 눈의 노화를 늦추는 운동법을 제안했다. 홍 교수는 스켈레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축구선수 기성용 등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의 재활을 담당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과학을 자랑하는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운동과학 박사 과정을 마친 국내 최고의 회복 운동 권위자다.  직접 그를 만나 그가 왜 눈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현대인에게 필요한 저속노안법은 무엇인지 물었다.

-저속노안 책을 쓰게 된 계기는?
“40대가 지나면 수정체 주변에 있는 섬모체근육(수축하거나 이완하면서 근거리와 원거리의 물체를 보게 해주는 근육)이 점점 약해지고 경직된다. 이로 인해 수정체 탄력이 떨어져 초점 전환이 안 된다. 가까이 있는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고 초점이 잘 안 맞거나, 밤에 잘 안 보일 수 있다. 무언가를 읽으려 하면 눈이 시리거나 뻑뻑하고, 미세한 두통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 ‘노안’이 시작된 것이다.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일 수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서 우리 눈은 더 일찍 근육이 약해지고 탄력성을 잃어 노안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근육을 운동으로 관리하듯 눈 근육도 운동을 통해 노안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 책을 썼다.”


-눈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눈이 잘 보이지 않으면 거북목이나 일자목이 생기고 어깨는 라운드숄더로 변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읽어야 할 때 그 메시지를 이해하려는 행위가 아닌, 읽는 행위 자체에 에너지를 써 집중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눈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근육들의 상태에 따라 신체 근육의 동원 정도, 협응력, 반응 속도 등이 달라진다. 잘 보이지 않으면 신체 근육이 뻣뻣해지고 몸의 협응력이 떨어진다. 스포츠 재활 운동을 진행하면서 선수들에게 눈 운동을 시키니까 더 잘 보이게 되고, 이로 인해 관절 가동 범위가 좋아지고 반응 속도도 빨라졌다고 답했다. 이런 변화를 보면서 선수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적용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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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눈을 개선하기 위해 눈 주위를 누르는 동작./사진=도서 ‘저속노안’​
-눈 건조, 어떤 방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나?
“눈을 감고 검지와 중지 손끝으로 눈 바로 아래를 가볍게 누른다. 뼈가 있는 부위를 3초씩 눌러주면서 살짝 자극한다. 점점 바깥쪽으로 손가락을 옮겨 누르면서 눈동자 위에 있는 뼈까지 누르면 된다. 이렇게 1분간 반복하면 선명해진다. 이후 힘을 줘서 눈을 꽉 감고 3초 후 눈을 뜨는 것을 1분간 반복한다. 마지막으로는 여러 번 깜빡이는 동작을 1분간 반복한다. 이렇게 세 가지 동작을 3분간 하면 눈물샘이 활성화돼 눈이 훨씬 덜 건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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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시야를 개선하기 위해 두 시각봉을 들고 시선을 옮기는 연습을 하는 모습./사진=도서 ‘저속노안’
-시야 흐림도 개선할 수 있나?
“앞에서 언급한 방법도 도움 되지만, 흐릿할 때는 시각봉을 사용하면 좋다. 양손에 시각봉(시선 이동 훈련 등에 활용되는 도구로 막대 끝에 작고 선명한 색의 공이 달려있음)을 하나씩 들고 한쪽 팔은 앞으로 뻗는다. 처음에는 가까이 있는 시각봉의 맨 윗부분을 5초간 응시한다. 이후 멀리 있는 시각봉으로 시선을 옮겨 다시 5초 유지한다. 이 동작을 네다섯 번 반복하면 된다. 시각봉이 없으면 펜이나 손가락 윗부분을 응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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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펜 하나를 옮기면서 시선을 따라가며 눈 근육을 간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동작./사진=도서 ‘저속노안’​
-직장인들 근무 중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눈 트레이닝 방법은?
“펜 한 개만으로도 가능하다. 펜을 잡은 팔을 앞으로 뻗은 채 응시했다가 오른쪽으로 팔을 뻗으면서 시선을 옮긴다.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왼쪽 눈 근육이 늘어난다. 이후 왼쪽으로 팔을 뻗으면 시선이 따라가면서 오른쪽 눈 근육이 늘어난다. 동일한 방식으로 펜을 위아래 움직이면서 트레이닝할 수 있다.”

-책에 눈 운동으로 시력이 0.6→0.8로 개선된 사례가 소개됐다. 실제 가능한 일인가?
“실제로 눈 운동만으로 시력이 0.6에서 0.8~1.0까지 오르는 사람도 많다. 다만, 마이너스 시력인 사람들을 상대로는 해보지 않았지만 시력이 개선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루 2~3회만 꾸준히 해도 눈 건강이 굉장히 좋아진다.”


-눈 운동을 꼭 해야 하는 경우가 있나?
“거북목이 너무 심하거나 허리가 너무 아프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에 8시간 이상인 사람들은 눈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앉아서 모니터를 너무 많이 보면 눈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된다. 학생들도 글자를 많이 보기 때문에 눈이 쉴 수 있게 운동해야 한다. 무언가를 보는 시간이 길면 무조건 눈 운동을 하는 게 좋다. 반대로 각막염 등이 있어 눈이 안정을 취해야 한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눈이 충혈됐는데 운동하면 염증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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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시야 개선에 좋은 동작을 직접 선보이는 홍정기 교수./사진=임민영 기자
-눈에 좋은 음식도 소개했다. 특히 추천하는 음식은?
“기본적으로 비타민A·B·C, 루테인, 오메가3를 챙겨야 한다. 블루베리나 브로콜리, 시금치 같은 황록색 채소와 견과류 한 줌 먹는 것을 추천한다. 결명자차나 허브차를 마시는 것도 눈 건강에 좋다. 조심해야 할 음식으로는 커피와 가공식품이 있다. 특히 단당류를 줄여야 한다. 단당류로 인해 당뇨가 발병하면 눈의 미세한 혈관들이 파괴돼 눈 건강에 좋지 않다.”

-일상 속 편안한 눈을 위해 어떤 색에 노출되는 게 좋은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초록색이 편안함을 준다. 따라서 야외에서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면 눈 건강에 엄청 좋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눈 건강에 해로운 색깔이나 패턴을 피하는 것이다. 화려한 패턴이나 조명이 계속 바뀌는 화면, 강한 대비를 이루는 패턴은 눈에 손상을 입힐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눈 건강 지키는 법과 관련해 독자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하루에 3분, 세 가지 눈 운동만이라도 하면 좋겠다. ‘이게 진짜 된다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눈이 유의하게 개선되는 사람들을 많이 목격했다. 너무 회의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일단 우리가 갖고 있는 양쪽 눈을 건강하게 쓸 수 있는 데까지 써먹겠다고 생각해보자. 운동으로 다른 것은 다 개선되는데 눈이라고 못 할 것 없다. 해본 적이 없으니까 아직 모르는 거다. 효과가 나타나니까 꾸준히 운동해서 눈 건강을 관리했으면 좋겠다.”


임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