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이미지
식욕 조절이 안 되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어 세 살에 몸무게가 무려 45kg까지 증가한​ 벤자민./사진=피플
식욕 조절이 안 되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어 세 살에 몸무게가 무려 45kg까지 증가한 미국 남아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미국 남아 벤자민 프라이탁(6)은 3.6kg으로 태어났다. 벤자민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배고픔이 심했고, 더 많이 먹었다. 두 살이 되자 체중이 약 27kg에 달했고, 세 살 무렵에는 45kg에 육박하게 됐다.  벤자민의 엄마인 캐런은 “아동용 기저귀가 맞지 않아 성인용 기저귀를 차야 했고, 체중 때문에 기어다니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말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벤자민은 여러 차례 진료와 검사를 받은 끝에 2020년 9월, ‘렙틴 수용체 결핍증’이라는 희귀 유전질환 진단을 받았다.

벤자민은 뉴욕 콜럼비아대에서 진행 중이던 2~6세 아동을 대상으로한 임시브리(IMCIVREE) 약물 투여 임상시험에 참여하게 되면서 치료받았다.  다행히 치료 일주일 만에 변화가 나타났다. 캐런은 “벤자민이 임상시험에 참여한 뒤 음식을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평범한 아이처럼 뛰어놀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여섯 살이 된 벤자민은 여전히 매일 아침 임시브리 약물 주사를 맞고 있다. 체중은 여전히 45kg이지만, 키는 13cm 정도 자랐다.


벤자민이 겪는 렙틴 수용체 결핍증은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이 작용하는 수용체의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미국 뉴욕대 랭곤 캠퍼스 하센펠드 어린이 병원 소아내분비과 메리 팻 갤러거 박사는 “렙틴 수용체는 식욕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수용체 기능이 손상되면 포만감 신호가 차단돼 과도한 식욕과 체중 증가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생후 수개월에서 1년 사이 시작되는 심한 비만과 통제하기 힘든 과식이다. 일부 환자에게는 사춘기 발달 지연이나 난임, 인슐린 저항성·고혈당·고지혈증 등 대사 이상이 동반된다. 혈액 검사에서 렙틴 수치는 정상 또는 오히려 높게 나타나며, 확진을 위해서는 렙틴 호르몬 수용체 유전자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진행한다.

렙틴 수용체 결핍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식습관 관리가 필수다. 최근에는 벤자민이 투여받은 ‘임시브리’가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약물은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 경로를 활성화해 손상된 렙틴 신호를 우회, 식욕을 억제시켜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 지난 2020년 렙틴 수용체 결핍증을 포함한 특정 유전성 비만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