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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선일보 DB
최근 서울 각 구청 민원 게시판에 버스 정류장, 지하 쇼핑몰 등에 쥐가 출몰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 강동구는 최근까지 80대의 스마트 쥐덫을 설치했고, 관악구도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신림역, 봉천역 등에 스마트 쥐덫 17대와 쥐약을 설치했다. 강동구에 거주 중인 A씨는 "쓰레기 버릴 때마다 본다"며 "이렇게 쥐를 많이, 자주 보는 건 처음"이라고 했다.

고온 다습한 기후로 설취류가 번식·활동하기 용이해졌고, 노후화된 배수 하수관이 쥐들의 적합한 서식지로 작용하면서 쥐 떼가 잦게 출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하수관로 중 55.5%가 30년이 넘었고, 30.4%가 50년 이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래된 배관일수록 충격에 약해 쥐가 갉아 침투하기 쉽다.

쥐 출몰이 잦아지면서,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등 쥐 매개 감염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렙토스피라증에 걸리면 발열, 근육통,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중증으로 진행되면 패혈증과 콩팥병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쥐의 소변에 오염된 물이나 흙으로 감염될 수 있고, 장화나 장갑 없이 야외에서 작업하다가 피부 상처로 균에 감염될 수 있다. 예방을 위해 오염된 물에서 수영하거나 작업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야외에서 장화, 장갑이 없이 흙 등을 만지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설치류에 감염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되는 급성 감염병으로,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 감염 쥐의 배설물을 들이마시거나 상처 난 피부에 접촉했을 때 감염된다. 12주 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한, 안구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저혈압, 쇼크, 출혈 등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두 질환 중에는 신증후군출혈열 환자 수가 더 많다. 이 질환은 1977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후 매년 400~5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73명의 환자가 발병한 것으로 집계됐다. 렙토스피라증 환자는 70명 이었다.

군인, 농업 종사자, 실험실 연구자 등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높은 집단은 정기 예방접종을 받는 걸 권장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침수 이후 정리작업이 집중되는 8월은 인수공통감염병 고위험 시기인 만큼, 작업 중에는 상처 부위를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며 "귀가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는 등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