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이미지
한 중국 엄마가 아기의 손가락 빠는 습관을 막겠다며 손가락을 붕대로 감았다가, 아기의 피부가 괴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의 한 여성이 아기의 손가락 빠는 습관을 없애려 붕대로 감았다가, 아기 손가락 피부가 괴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중국 후난성에 사는 20대 부부가 11개월 된 딸을 데리고 후난 어린이병원을 찾았다. 아기의 오른쪽 검지가 심하게 부어오르고 보라색으로 변한 상태였다.

아기 엄마는 의료진에게 “딸이 손가락을 자주 빠는 게 비위생적이고 치아에도 안 좋다고 생각해 붕대로 감았다”며 “인터넷에서 본 육아법을 따라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용 탄력 붕대로 느슨하게 감았다”고 했다. 의료진은 아기의 검지 피부와 조직 일부가 괴사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이를 조금만 더 늦게 데려왔다면 아이의 손가락을 절단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은 아기 손가락의 괴사한 조직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다. 아이를 치료한 담당 의사는 “한 살 미만의 아기가 손가락을 빠는 것은 정상적인 행동이다”며 “시간이 지나면 이런 습관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정보를 그대로 따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손가락을 붕대로 세게 감으면 괴사할 수 있다. 손가락은 혈관이 가늘고, 끝부분이라 혈액 공급이 끊기면 빠르게 손상된다. 붕대를 강하게 감으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고 산소와 영양분이 전달되지 않아 조직이 괴사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주로 6~12시간 이상 혈류가 완전히 차단되면 조직 괴사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사례처럼 ‘아기’의 경우 손가락 혈관이 성인보다 훨씬 얇고, 손가락 피하지방과 근육량이 적어 조금만 압박해도 혈류가 즉시 차단돼 괴사가 성인보다 더 빨리 진행된다.


손가락이 괴사하면 손끝 색이 검게 변하거나 창백해진다. 손가락이 차가워지고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 방치하면 부어오르고 악취가 나기도 한다. 따라서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즉시 붕대를 제거하고, 혈류 회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 손을 심장보다 낮추거나 심장 높이 정도로 유지한다. 깨끗한 거즈로 덮어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때 혈류가 줄어들 수 있으므로 얼음찜질은 절대 하면 안 된다.

병원에 도착하면 CT(컴퓨터 단층촬영), 도플러 초음파(혈액의 흐름을 측정하는 초음파 검사) 등으로 혈관 상태를 확인한다. 그다음 혈전용해제, 혈관 확장제를 이용해 혈류가 잘 흐를 수 있게 한다. 부분 괴사가 나타나면 괴사 된 조직을 제거하고 피부이식이나 봉합 수술을 진행한다. 전체 괴사가 나타나면 손가락을 절단해야 한다.

한편, 아기의 손가락 빠는 습관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만 4~6세까지는 그대로 둬도 괜찮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무열 전문의는 “만 4세까지는 발달 단계 중 ‘구강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입안을 탐색하면서 성장한다”며 “이 시기에 쪽쪽이나 손가락을 입안에 넣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고 했다. 구강기가 지나고 만4~6세 사이의 아이는 손가락을 빠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그만둔다. 하지만 만 6세 이후에도 손가락을 계속 빤다면 못 하게 해야 한다. 양무열 전문의는 “손가락에 레몬즙을 바른다던가, 향이 없는 로션을 바르고 비닐장갑을 끼우는 등의 습관 차단장치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습관 차단장치를 체벌로 받아들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체벌로 느끼고 긴장도가 높아지면 더욱 손가락 빨기에 집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