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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는 시점에 남학생 흡연율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는 시점에 남학생 흡연율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9일 ‘청소년건강패널조사’ 6차 연도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19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5051명을 2028년까지 10년간 추적하는 장기 조사로, 매년 동일 대상을 반복 조사해 건강행태 변화를 살펴봤다. 올해는 3864명을 대상으로 흡연·음주·식습관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담배 제품 사용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넘어갈 때 급격하게 늘었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23년 기준, 궐련(일반 담배) 현재사용률은 남학생 2.12%, 여학생 1.19%였으며, 액상형 전자담배는 각각 1.19%와 0.94%, 궐련형 전자담배는 0.65%와 0.24%였다. 1년 만에 남학생의 흡연율은 수직 상승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24년에는 남학생 사용률이 궐련 5.5%, 액상형 3.57%, 궐련형 1.67%로 크게 늘어, 한 학년 사이에 두세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은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작았지만, 모든 제품에서 사용률이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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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제품별 현재사용률./사진=질병관리청
흡연뿐 아니라 음주 경험률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늘었다. 현재음주율은 초등학교 6학년 0.7%에서 고등학교 2학년 8.3%로 증가했다. 처음 음주를 하게 된 이유로는 ‘가족이나 집안 어른의 권유’가 가장 많았고, ‘맛이나 향이 궁금해서’, ‘실수로 마셨다’, ‘친구 권유’가 뒤를 이었다. 질병청은 “음주는 개인 호기심보다 주변 권유의 영향이 컸다”며 “음복 문화처럼 가볍게 술을 권하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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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처음 음주를 하게 된 이유​./사진=질병관리청
가정과 학교에서의 건강 관련 소통 역시 줄었다. 부모와 매일 식사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66.3%에서 고등학교 2학년 22.2%로 감소했고, 건강 습관에 대해 자주 대화한다는 응답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한 학교 교육과 홍보는 전반적으로 줄고, 미디어 노출은 크게 늘었다. 학교 흡연 예방 교육과 음주 예방 교육은 각각 약 28%, 40% 줄었고, 금연 홍보 노출도 25% 감소했다. 반면, 흡연과 음주 장면을 미디어를 통해 본 경험은 각각 54%, 26% 증가했다.

질병청은 “청소년의 흡연·음주 증가에는 가족 간 소통 단절, 학교 예방교육 약화, 미디어 노출 증가 등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가정, 학교, 지역사회의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