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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빠인 사람은 에모필리아적 특성이 있으며, 상대방 보다는 ‘사랑에 빠진 상황’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방 사랑에 빠진다’는 말의 줄임말 금사빠. 내가 사랑하는 것이 ‘그 사람’이 아닌 ‘사랑에 빠지는 그 상태’는 아닌지 점검해보자. 전문가에 따르면 금사빠인 사람들은 ‘에모필리아’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상대방보다 ‘사랑에 빠진 상황’이 좋아
에모필리아는 감정(Emotion)과 그런 경향을 가진 사람(Philiac)이라는 두 단어가 합쳐진 말로 ‘사랑에 빠진 상황을 좋아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영국의 데이트 관계 전문가이자 심리 치료사인 사라 루이스 라이언은 “에모필리아는 정신과적 정식 진단명은 아니지만, 사회적 풍토와 연애 양상을 반영해 등장한 개념이다”며 “빠르게 감정에 몰입하고 사랑에 쉽게 빠지는 성향을 나타내는 단어다”라고 했다.

에모필리아는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수치가 낮거나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인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으면 안정감을 덜 느끼고, 감정이나 기분이 북돋아져 높아지는 상태인 고양감을 추구한다. 사라 루이스 라이언은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사람은 새운 사람을 본 뒤 자극을 느끼고, 이런 순간적인 자극이 안정감을 대신해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한다”며 “상대방을 보고 느끼는 자극이 줄었을 때 ‘새로운 자극을 줄 만한’ 또 다른 상대방을 찾는 패턴이 나타난다”고 했다.


ADHD인 사람은 자극을 강하게 갈망한다. 특히 새로운 관계에서 오는 강한 자극이 즉각적 보상으로 나타나 이를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특히 충동성과 감정 조절에 있어 어려움을 겪어, 상대방을 충분히 알기도 전에 연애를 시작하기도 한다.

◇‘나르시시스트’에게 끌려 벗어나지 못할 수도
에모필리아는 ‘나르시시스트’에게 끌려 해로운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을 특별하고 중요하다고 믿으며 과도한 자아도취와 자기중심적 성향이 있는 사람이다. 병적 수준의 경우 ‘자기애성 인격장애’로도 분류된다. 나르시시스트는 초반에 자신을 과시하고 매력적으로 포장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에모필리아인 사람은 강렬한 감정 자극과 빠른 몰입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런 첫인상에 강하게 끌리고 ‘사랑에 빠졌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르시시스트는 공감 부족, 자기중심적 행동을 드러내 에모필리아인 사람이 상처받거나 감정적 소모가 심해진다. 결과적으로, 이 관계 패턴은 감정 착취 구조로 변할 위험이 크다.

◇감정의 ‘정확한 기준’ 만들어야
에모필리아를 극복할 수 있을까? 사라 루이스 라이언은 “다섯 가지 전략이 있다”고 했다. ▲연애나 이성과의 관계를 잠시 멈추고 자신에게 집중하기 ▲인간관계에 대한 ‘나만의 기준’ 만들기 ▲이전 연인 관계에서 나타난 공통 문제들을 기록하기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이 이야기하는 나의 문제점을 귀 기울여 듣기 ▲심리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내면의 욕구와 감정 패턴을 이해하기 등이다. 그는 “에모필리아인 사람이 자신이 문제가 있다고 자각하고, 이런 상태에서 빠져나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