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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개구리알’로 불리며 촉감 놀이용으로 인기를 끄는 수정토(워터비즈)를 영·유아가 삼키는 사고가 꾸준히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사진=한국소비자원
일명 ‘개구리알’로 불리며 촉감 놀이용으로 인기를 끄는 수정토(워터비즈)를 영·유아가 삼키는 사고가 국내에서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 1월~2024년 12월) 수정토 관련 안전사고는 총 102건 접수됐으며, 피해자는 모두 만 14세 미만의 어린이였다. 이 중 약 68%가 걸음마기(1~3세) 아동이었고, 절반 이상이 삼킴 사고였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귀나 코에 넣는 체내 삽입 사고가 많았다.

◇몸속에서 커지면서 장 막힐 수도
수정토는 체내에 들어가면 수분을 흡수해 수 배로 팽창한다. 삼켰을 경우 장폐색(장이 막혀 음식물이나 가스 정상적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것) 등 심각한 상해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23년 미국에서는 10개월 영아가 수정토를 삼킨 뒤 사망한 사례도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원래 크기에서 50% 이상 팽창되는 제품은 완구로는 판매할 수 없지만, 원예용이나 장식용으로 여전히 시중에 유통된다.


장폐색이 발생하면 갑작스러운 구토, 복통, 복부 팽만 등이 나타나며 진행이 빠를 경우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일 교수는 “장폐색은 장 내 압력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장기 괴사나 천공(구멍)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패혈증(감염이 전신으로 퍼지면서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장기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증상)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다”며 “특히 1~3세 아동은 성인보다 장의 직경이 좁고, 복통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 증상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늦게 발견해 수술하면 장을 절제해야 할 정도로 손상이 심할 수 있어, 이후 장루(인공항문) 착용이나 영양 흡수 장애인 단장증후군 같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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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수정토 활용 예시와 올바르지 않은 예시./사진=한국소비자원
◇“삼킴 사고 의심되면 119 신고해야”
수정토를 삼킨 것이 의심될 경우, 아이의 입 안과 행동을 차분히 살펴야 한다. 의식이 또렷하고 호흡이나 삼킴에 문제가 없다면 억지로 토하게 하거나 음식을 먹이지 말고, 복통이나 구토 등 증상을 관찰하며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없어도 수정토는 체내에서 팽창할 수 있어, 섭취 여부나 양이 불분명할 경우 복부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로 확인이 필요하다. 류일 교수는 “삼킴 사고는 섭취한 시간, 종류, 양에 따라 증상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엔 지체하지 말고 119에 바로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수정토뿐 아니라 배터리 등 다양한 삼킴 사고가 늘고 있어, 평소 보호자가 아동에게 안전 수칙을 충분히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소비자원 관계자는 “판매처 대부분이 ‘원예용’임을 표시하고 만 14세 미만 어린이 사용 부적합 안내도 하고 있지만, 실제 후기를 보면 유아 놀이용으로 구매했다는 소비자도 많다”며 “어린이는 사고 후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기 어려워 대처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수정토를 장난감처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