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타 품귀와 유사 제품 논란 속, 제대로 된 치료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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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여기에 원료 수급 불안으로 ADHD 치료제 ‘콘서타’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집중력 향상을 목적으로 약을 오남용 하는 경우까지 겹치면서, 작년부터 ‘콘서타’의 품귀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를 틈타 의약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콘타드’라는 일반 식품이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몰에 떠오르고 있다. 이 제품은 효능이 있는 의약품인 것처럼 보이도록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약도 아니고 건강기능식품도 아니다. 일반 식품에 불과하다.

‘콘타드’는 우리 몸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인 L-티로신과 L-도파를 포함하고 있어, 뇌 내 도파민 수치를 높여 주의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까?

가장 중요한, 질환의 본질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ADHD는 도파민이 부족한 병이라기보다, 도파민이 있더라도 뇌 안에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다. 핵심은 ‘양’이 아니라 ‘활용’이다.

전등이 켜지지 않는다고 전기가 없는 건 아니다. 스위치나 회로의 문제일 수 있다. 해결은 전기를 더 공급하는 게 아니라 스위치나 회로를 바로잡는 일이다. 소화가 안 되는 사람에게 음식을 더 주는 건 해결책이 아니다. 필요한 건 ‘음식’이 아니라 ‘소화 기능 회복’이다. ADHD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도파민 공급이 아니라 기능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ADHD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 회로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 핵심이다. 이 두 신경 전달 물질은 주의력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데 ADHD 환자는 이 신경 전달 물질들이 회로에 충분히 머물지 못해 회로가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 ‘콘서타’는 이런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약이다. 단순히 도파민을 더 넣는 것이 아니라, 있는 도파민이 더 오래 유지되고 제대로 쓰이게 하는 약이다.

또 도파민은 몸에 넣는다고 곧장 뇌에 도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혈액-뇌 장벽(BBB)’, 즉 뇌를 외부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매우 정교한 방어막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장벽은 뇌에 들어오는 물질을 엄격히 통제해, 도파민 자체를 복용하거나 주사해도 대부분은 뇌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의학적으로는 BBB를 통과할 수 있는 ‘전구물질’을 도파민 대신 사용한다. 전구물질이란 도파민으로 바뀔 수 있는 물질인데, 대표적으로 티로신과 L-도파가 있다. 티로신은 L-도파를 거쳐 도파민으로 전환되므로, L-도파를 직접 투여하는 것이 도파민 생성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그래서 L-도파는 파킨슨병 치료에도 쓰인다. 하지만 L-도파는 복용 시 뇌에 도달하기 전에 몸에서 먼저 분해되기 쉬운데, 이를 ‘말초 대사’라 한다. 마치 구멍 난 파이프처럼 중간에서 줄줄 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 치료에서는, L-도파가 말초에서 도파민으로 조기 전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카비도파’라는 보조제를 함께 사용한다. 이 보조제는 말초 대사를 억제함으로써 L-도파가 뇌까지 더 많이 도달하도록 돕는다. 반면 ‘콘타드’는 이러한 보조제 없이 단독으로 섭취된다. 즉, 콘타드에 포함된 L-도파는 대부분 말초에서 이미 대사되어, 실제로 뇌까지 전달되는 양은 매우 적다.

더 중요한 건 뇌에 도파민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휘발유가 많다고 자동차가 잘 달리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잘 태우는 연소 효율’이다. 뇌도 마찬가지다. 많이 넣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일부는 “‘콘타드’를 먹고 나니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실제 약리작용이 아니라, ‘기대감 때문에 좋아진 것처럼 느끼는’ 위약효과(Placebo Effect)일 가능성이 높다.

의학은 ‘느낌’보다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치료란 감정적 위안이 아니라, 실제로 고장 난 신경 시스템을 다시 조율하는 전문적인 과정이다. ADHD는 도파민 부족이 아니라 회로 불균형의 결과다. 중요한 건 보충이 아니라 조율이다. 결국, ADHD 치료의 본질은, 도파민을 더 넣는 것이 아니라 뇌 회로의 균형을 회복하고, 작동 효율을 높이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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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요약하자면, ‘콘타드’와 같은 전구물질 기반의 식품이 소비자에게 흥미로울 수 있지만, 실제 의학적 기준과 치료 효과를 내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ADHD 치료는 ‘느낌’이 아니라, 과학적 이해와 뇌 회로 중심의 의학적 개입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칼럼은 사공정규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기고입니다.)